중소형 GA 비율 90% 넘지만···관리감독 '사각지대'
중소형 GA 비율 90% 넘지만···관리감독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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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100인 미만 소형 GA 4290개...소속 설계사 4만3198명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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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 소형 보험대리점(GA) 엑시스금융서비스의 대표가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다.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고객들의 돈을 가로채다가 들통 난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자만 1500여명, 피해액은 1100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대형 보험사 상품이라는 말만 믿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엑시스금융서비스가 제휴한 보험사는 DB생명, 푸르덴셜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다.

업계 비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GA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불건전 영업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 규제와 관리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7일 금융감독원의 '2019년 중·대형 GA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GA의 신계약건수는 1461만건으로 1년 전 보다 14.3%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생명보험사의 신계약수(1531만건)와 비등한 숫자다. 수수료 수입도 7조4302억원으로 전년대비 20.8% 올랐다. 전체 보험 모집액에서도 GA는 전체 판매점유율 50%를 돌파했다.

보험시장에서 GA들이 '슈퍼 갑'으로 통하는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GA가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를 몰아주면 업계 순위까지 뒤바꿀 수 있다"면서 "보험사들이 자사 보험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GA에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챙겨주는 관행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보험사 측은 회식비, 해외여행비, 골프라운딩 비용 등 GA의 과도한 요구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GA가 보험사들을 쥐락펴락 하는 만큼 책임을 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달린다. 중소형 GA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작년 9월 기준 전체 GA 4477개 가운데 설계사 100인 미만 소형 GA는 4290개(95.8%)에 달한다. 소속 설계사는 4만3198명으로 집계됐다. GA 1곳 당 평균 10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GA가 평균 2773명, 중형 GA는 223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다만 전체 GA 숫자 비율만 따지면 관리감독에서 자유로워 일탈 행위를 할 수 있는 GA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가 된다. 보업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발송된 4500여개 GA에 경영공시 안내문 등기우편 가운데 2300여개가 반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소 등 등록 사항을 변경하거나 폐지하는 관리업무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말 GA에게도 불완전판매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중소형 GA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배상이 잘 이행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벌써부터 나온다. 실제로도 윤 의원은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에 대해서만 직접 배상책임을 부과해 중소형 GA에 대해서는 빗겨갔다.

중대형 GA의 경우 금융감독원에서 20개가 넘는 상시감시지표를 통해 반기마다 계약모집, 계약 관리, 대리점 운영 등을 점검하고 있지만 소형 GA에 대해서는 아직 미비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4000여개가 넘는 소형 GA를 관리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형 GA가 40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인력으로 모두 점검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보험 소비자가 해당 GA와 보험설계사의 이력 공시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GA업계는 자정작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GA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GA 모집계약 중 불완전판매 비율은 하향안정화 되고 있다. 지난해 GA의 모집계약 건수 825만2277건 중 불완전판매 건수는 1만1689건으로 비율은 0.14%였다. 이 협회 관계자는 "엑시스금융서비스의 사례는 대표 개인의 일탈행위에 불과하다"며 "정상적으로 보험영업을 하고 있는 GA와 연결짓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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