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비, 재개발·재건축 '희비'···전문가 "유인책 필요"
공공정비, 재개발·재건축 '희비'···전문가 "유인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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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구역·예정구역 확대로 기대↑
은마·잠실5 등 낮은 사업성 '발목'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권역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을 동시에 꺼내 들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공공재개발이 참여 기준 완화로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조합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공공재건축은 높은 공공기여 비율에 좀처럼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 정비사업 구역 가운데 20곳 이상의 구역에서 공공재개발 사업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한남1구역과 장위9구역에서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성북1구역, 흑석2구역, 장위8구역, 전농9구역 등지에서도 공공재개발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조합원분을 제외한 새 아파트 물량 중 절반을 공공에 기여하는 형식의 재개발 사업이다. 공공성을 확대하는 대신 △인허가 절차 간소화 △종(種) 상향 △분양가상한제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8.4 공급대책을 통해 공공재개발 사업 대상지가 정비구역 해제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참여하려는 관심 사업장이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서울 재개발 구역 357곳 가운데 10년간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고 정체된 곳만 102곳에 달하며, 과거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정비구역만 176곳에 달한다. 구역지정 절차가 진행 중인 22곳뿐만 아니라 이들 사업지 모두가 공공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남1구역·장위9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후보지 선정을 비롯해 시행자 지정까지 주민 동의 확보 등 실질적인 주택공급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서울 주택공급의 핵심인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채찍과 당근을 병행한 정부의 정비사업 촉진 정책에 많은 조합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정부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난달 말까지 조합으로부터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 선도사업지 선정을 위한 사전컨설팅 신청을 받은 결과, 서울 재건축 단지 가운데 총 15곳의 사업지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에는 대표적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도 포함되면서 공공재건축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재건축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실제 사업 참여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50층으로 올리고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완화하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 절반 이상을 공공 분양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임대물량도 많이 늘어난다. 이런 공공기여·임대주택 등을 확대하는 공공재건축 방식은 주택 공급 효과가 큰 대형 단지나 강남권 단지들의 참여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측도 이번 공공재건축 컨설팅 참여에 대해 "국제공모 설계안인 용적률 400%, 높이 49층 등을 조건으로 수지 분석을 신청하게 된 것"이라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가 모두 적용된다면 굳이 공공재건축을 택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제안한 공공재건축에 나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전컨설팅 역시 지난달 24일까지만 하더라도 단 6곳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 추석 연휴 직전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의 독려로 막판 조합 참여를 이끌기는 했지만, 검토 단계 수준의 컨설팅 보다 확정적인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 공모에 수십여곳의 단지들이 관심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서울시는 공공재건축 참여율이 예상보다 떨어지자 성산동 '성산시영', 일원동 '개포우성7차' 등 개별 단지들에 참가 의사를 타진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재건축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산 가치에 상응하는 '당근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재건축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공공이 참여하고 임대주택이 확대될 경우 완공 시 시장으로부터 마이너스 요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라면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로 참여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며 "추석 연휴 직후 곧바로 컨설팅 결과 보고서 착수에 들어갔으며, 사전컨설팅 신청한 15개 단지를 중심으로 조합들과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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