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들을 골탕 먹이기 위한 법안이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방향성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경총회관을 방문해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정경제 3법은 아주 오래된 현안이고 우리 기업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정경제3법을 비롯한 여러 법안에 대한 기업계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업계와 계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의 헤지펀드가 한국기업을 노리도록 틈을 열어주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정경제3법에 대해 기업계와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고 보완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다만 이것(공정경제3법 처리)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하기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곧 대화의 시기나 장소를 전달하고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 발언에 앞서 손경식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규제적 법안 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주길 요청한다"며 "경제제도 관련 사안은 기업 의견과 현실을 폭넓게 반영해 우리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 중장기적으로 다뤄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기업의 활력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기임에도, 상법, 공정거래법, ILO 핵심협약 관련 노조법 등 200건이 넘는 기업규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상법 개정안은 기업 경영권 행사와 전략적 경영 추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서도 높은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기업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때이니 중요한 결정은 조금 미루고 코로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총력 하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속도를 좀 줄이고 강도도 좀 줄이자는 의미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3%룰'(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지분 중 3%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것)인데 상식선에서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과 노동개혁 관련 내용을 담은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함께 바꾸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