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전세난···"전세 품귀, 월세·반전세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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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은 뛰고 매물은 없고···월세 매물 건수, 전세 앞질러
서울 여의도 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여의도 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연말까지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나와 있는 매물들을 확인해보니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교적 깨끗하고 온전한 전세 매물은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간 탓에 당장은 힘들 것 같네요." (인천 연수구 30대 K씨)

부동산 시장이 곧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전셋값은 오름세를 더욱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절벽'에 전세 매물을 찾기가 어렵고, 남아 있던 전세는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아예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임대차법 도입, 사전청약 예고 등에 따른 정부 정책 영향으로 수급 불균형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8일 기준 0.09% 오르며 6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들어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최근들어 상승세가 재차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8월(0.65%) 고점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폭을 기록 중이며, 올해 누계로만 3.27%가 상승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0.95%)에서도 4개월째 상승폭을 키워오고 있다.

이는 최근 가을 이사철 등에 따라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진 데다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의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되고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에 따라 매물이 줄어든 탓이다. 더욱이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에 따른 대기 수요도 맞물리면서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 연장에 나서지만, 신규 입주하려는 이들은 매물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전세 거래는 7332건을 기록하면서 전월(1만1606건) 대비 36.83%나 급감했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 역시 189.3으로 지난 2015년 10월(193.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0~200 범위에서 표현되는 이 수치는 기준점인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세로의 전환 추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전체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4.94%(1만5494건 중 3865건)수준이었지만, 7월 27.31%(1만5967건 중 4361건)을 기록한 데 이어 8월 29.3%(1만371건 중 3039건)까지 치솟았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6일 기준 8642건으로 월세 물건(8722건)보다도 적다.

문제는 전셋값 급등 추세에 따라 월세도 함께 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개포동 '래미안블래스티지' 전용면적 84.94㎡는 지난 8월 보증금 7억원에 215만원(24층)의 반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한 달 지나 지난달 같은 보증금 7억원에 250만원(17층)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한 달 새 월세가 35만원(16%) 상승했다. 이외에도 북아현동 '힐스테이트신촌' 전용 84.95㎡ 역시 같은 기간 4억·90만원에서 4억·110만원으로 월세만 22.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의 가격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거시적으로 1인가구, 신혼부부, 이혼 분가 등 가구 증가에 대한 임차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항상 부족해 왔다"라며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강해져 이들이 민간 임대차 시장에 주는 순기능이 많이 상실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정 부분 임차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매매 전환도 있어야 하지만 사전청약과 같은 신규 공급을 기대하는 수요까지 있어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30~50대 무주택 가구를 위한 자가보유 촉진 정책을 통해 50%도 채 되지 않는 서울의 자가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 사업자를 확대해 기존 민간 임대차 시장에서 다주택자가 했던 역할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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