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쪼그라들자···물 만난 '불법 사금융'
대부업 쪼그라들자···물 만난 '불법 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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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불법 대출' 광고, 9만7000건 적발
코로나19발(發) 자금경색 불안감 악용
쉽고 간편하게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는 사금융. (사진=서울파이낸스)
쉽고 간편하게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는 사금융 광고물.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 시장이 쪼그라들자 불법 사금융이 그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불안감을 악용하는 것인데, 대부업체에서도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진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협회에 대출금리를 공시하는 대형 대부금융회사 26개사 중 11개사가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건수는 10건을 밑돌았다. 대형 대부업체 10곳 중 4곳이 사실상 신규 대출을 중단한 셈이다.

최근 대부업계는 '업종이 몰락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상위 업체는 사업을 접는 중이다. 업계 1위인 산와머니는 지난해 개점휴업 상태로 돌입한 후 몸집을 크게 줄였다. 지난 2018년 말 52개에서 현재 8개(본사 제외)로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점포를 84%가량 없앤 것.

조이크레디트 역시 신규 대출을 막고 기존 대출만 회수하고 있으며,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은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아예 발을 빼기로 했다.

지난해 대부업체 대출 승인율은 11.8%에 그쳤다. 대출을 신청한 10명 중 9명이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얘기다.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까닭이다.

대부업의 위축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여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018년 대부업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까지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아예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업체가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조차 앞으로 원하는 수익률을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발을 빼고 있다"며 "법정 최고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에 사업을 접는 게 낫다고 보는 업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업이 흔들리면서 미등록 대부업과 대출사기 등 불법 사금융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자금경색 불안감을 악용해 광고·홍보를 늘리고 있다.

실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불법 금융대응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7월 말까지 5년간 불법 대출 광고 적발 건수가 9만7000건을 넘어섰다. 신원을 속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으면 수수료를 떼어가는 '작업대출'부터 통장 매매, 휴대전화 소액결제 현금화 등 유형도 다양하다. 이 중 미등록 대부가 전체의 78.5%로 가장 많았다.

등록되지 않은 대부업체의 경우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끌어들여 초고금리로 돈을 빌려준다. 대출이 쉬운 반면, 불어나는 이자 때문에 차주들이 더 큰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엔 367명에게 연 3476%의 고금리를 챙긴 미등록 대부업자 일당 21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법정 최고이자율(연 24%)의 약 145배에 이르는 것으로, 100만원을 대출받으면 1년 후 3576만원을 갚아야 한다.

업계는 대부업계의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불법 사금융이 더욱 활개를 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미등록 대부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율 한도를 연 6%로 낮추는 등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금융사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터라 이 같은 현상도 심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에 노출된 이들은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카드사와 저축은행, 대부업에서도 밀려난 사람"이라며 "수요가 많을수록 불법 사금융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불법금융 단속과 함께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을 늘려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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