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여신잔액 70조 첫 돌파···부실사태 딛고 '성장가도'
저축은행 여신잔액 70조 첫 돌파···부실사태 딛고 '성장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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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내 기업과 개인 등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7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비대면 중심의 고객 확보를 통해 과거 거대 부실 사태를 딛고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여신 총잔액은 70조6천117억원이다. 저축은행 총여신이 70조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4월에 60조원을 넘은 데 이어 15개월 만에 10조원이 더 늘었다.

2000년 1월 말 18조14억원이던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2004년 12월에 30조원, 2008년 4월에 50조원을 넘기고 2009년 9월 처음 60조원을 돌파하기까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0년 5월에는 66조원 가까이 쌓였다.

하지만 2011년 초 저축은행의 거대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 수만 명의 피해자가 나오자 업계 전체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저축은행 여신은 2014년 6월 27조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부실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이제는 과거 고점까지도 넘어섰다.

이처럼 저축은행 여신이 늘어난 배경에는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영향이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4.86%로 규제 비율인 7∼8%를 훨씬 웃돈다.

대출금리도 하향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저축은행 35곳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기준 연 10∼19%다. 4년 전인 2016년 9월에는 연 12∼27%대에 달했다.

이 사이에 법정 대출 최고금리가 2018년에 연 27.9%에서 연 24%로 조정됐고, 대형사 중심으로 중금리대출 영업이 확대됐다.

최근 저축은행에도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의 비대면화가 이뤄지면서 더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내줄 수도 있게 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직장인 대상 중금리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금리대가 연 10%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비대면 상품 출시도 이어지면서 여신 규모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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