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네탓 공방···이스타-제주항공, 'M&A 무산'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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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파산위기, 제주항공 지시 탓···손해배상 청구"
제주 "이스타 자발적 판단···예약금 반환소송 검토 중"
주기돼 있는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주기돼 있는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소송전이 본격화되면서 인수·합병(M&A) 무산 후폭풍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스타항공 측은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를 포함해 파산위기에 직면한 것이 제주항공의 셧다운 지시때문이라며 책임을 요구하고, 반면 제주항공 측은 애초 결정권이 없는 위치였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으로, 현재 최종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이 '딜 클로징을 빨리하자'는 이유로 전체 노선의 셧다운(Shutdown)을 지시해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했으나 M&A는 지체되고 그 사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결국 임금 체불에 이어 정리해고,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의 운항까지 모두 중단했다. 반면, 당시 타 항공사들은 각국 입국제한으로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자 국내선 활성활를 통해 수익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 17일 입장문에서 "미지급임금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와 매출 중단이 직접 원인"이라며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른 영업 중단, 매출 동결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이날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양사는 지난 3월 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4월 29일 M&A가 완료됐어야 하나 제주항공 측에서 7월 23일 일방적으로 해제를 발표한 만큼 계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셧다운을 지시하거나 혹은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없었고 사실상 3월 당시 조업료, 유류비 등이 밀려서 운영이 어려운 환경이었기에 조언을 한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이스타항공이 경영지위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판단한건데 이걸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주식매수 이행을 청구하겠다 하니 우리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항공도 이스타홀딩스를 상대로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25억원의 반환 소송을 검토하는 중이어서 양측의 법정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저비용항공사(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강한 포부를 내세우며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공동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본 불매운동, 홍콩시위, 맥스사태, 코로나19 까지 항공업계에 유독 악재가 많았다"면서도 "모두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완료하기도 전에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해 벼랑 끝으로 내몰았기에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외면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중순 사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현재 8곳의 인수의향 업체와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임금체불, 정리해고 등을 놓고 노동자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지난 7일 사측의 정리해고 통보 이후 연일 기자회견 등을 열어 정리해고 철회와 함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회사 경영진이 직원들을 상대로 이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정치 후원금 납부를 독려하고 이 의원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을 잇달아 공개하며 '이상직 책임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와 함께 체불된 임금으로 임금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 자격으로 조만간 사측 대신 직접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18일 국회 예결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분을 헌납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것은 없다"며 "경영할 사람과 주관사가 알아서 다 할 것"이라고 답해 공분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이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며 민주당이 이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조기에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이 의원에 대한 기초조사를 시작으로 윤리감찰단을 본격 가동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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