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소외된 '대어' 현대카드, IPO 시기 언제쯤?
[초점] 소외된 '대어' 현대카드, IPO 시기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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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 속 '제값' 산정 미지수
올해 사실상 무산 ···내년도 '미지수'
사진=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우승민 기자]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열기 속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현대카드의 IPO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내년으로 점쳐지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관건인 기업가치가 부진한 업황 속 기대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재무적 투자자(FI)와 IPO 시기를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상장 시기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상장 작업 착수 후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그룹마켓증권을 선정했지만, 1년이 다 되도록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현대카드의 상장은 FI들의 투자금 회수가 주된 목적이다. 현대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36.96%를 보유한 현대차다. 기아차(11.48%)와 현대커머셜(24.54%) 등 현대차그룹이 보유 중이다.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 5.01%) 등 FI가 점유한다.

어피티니PE를 비롯한 컨소시엄은 지난 2017년 현대커머셜과 함께 미국 제너럴일렉트리(GE)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였다. 컨소시엄은 3766억원, 현대커머셜은 2981억원을 지급했다. 통상 FI들의 투자기간이 4~5년임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카드는 2007년 삼성카드 이후 13년 만에 카드사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연내 증시 입성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예비심사청구 등 상장 절차가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년에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카드업황이 부진하면서, 상장 성공의 관건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가 제대로 산정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아직 상장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황으로, 다방면에서 검토 중"이라며 "코로나19 등 시장 변수가 많은 시기라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FI들이 만족할 만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는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양상을 보면 현대카드의 가치는 2조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4만원선을 웃돌았던 삼성카드의 주가는 최근 2만원 후반에서 지루하게 흐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처음 상장을 추진했을 당시에도 카드업권이 좋지 않아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부정론이 나왔다"면서 "사측에선 시장을 지켜보고 있지만, 업황 회복이 당분간 요원하다는 점에서 상장 시기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면 내년까지 상장을 연기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베트남 사업과 AI(인공지능) 시스템 등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히 상존해 있고, AI 시스템 역시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차질이 예상된다.

상장에 나서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오너 회사는 상장을 하면 지배력이 떨어지기에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광풍을 이끌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성장성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큰 기대를 끌었지만, 현대카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력이 덜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어'로 거론돼 왔던 기업의 상장이 미뤄질수록 시장의 기대는 점점 줄어들기에, 현대카드 측에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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