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가 쏘아올린 '노조추천이사제'···CEO에 달갑지 않은 이유
KB가 쏘아올린 '노조추천이사제'···CEO에 달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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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3연임···3기체제 구성 '주목'
KB 우리사주, 사외이사 추천 '재도전'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사외이사후보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사외이사후보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노조추천이사제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경영진과 번번이 부딪쳐온 KB금융 노조 측이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가운데 윤 회장의 3기체제에 가시밭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윤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회장 선임안과 신임 사외이사 선임안을 논의한다. 앞서 지난 16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윤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했다.

윤 회장의 3연임으로 3기체제를 함께 이끌어갈 이사회 구성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 2인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우리사주조합장이 노조위원장인 만큼 사실상 노조추천이사제인 셈이다.

지난 2017년부터 금융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노조추천이사제는 최근 여당과 노동계의 지지에 힘입어 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노조추천이사제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며 번번이 무산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KB에서 노조추천이사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의원으로 임명된 데다 여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서다.

이런 까닭에 그동안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되지 못했던 KB금융도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시각이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투자자 반대에 막혀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정당한 권리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약 1.2%대다.

반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노조추천이사제가 달갑지만은 않다.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노조 의견이 강하게 반영될 수 있어서다. 최근 논란이었던 각종 사모펀드 선지급 등 예민하고 시급한 사안에 대해 양측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사 갈등의 골이 깊은 KB금융의 경우라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노조추천이사제의 가장 부담스러운 점은 이사회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노조쪽 인사가 전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더욱이 노사관계가 좋지 않은 곳이라면 모든 안건마다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은 지난 1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해 "제가 사외이사 추천 멤버가 아니라서 그 부분에 대해 코멘트하는게 적절하지 않다"며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적절한 과정을 거치고 최종결정은 주주들이 하는 것이라 추천위와 주주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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