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호재?···LG화학 '물적분할' 평가 엇갈려
악재? 호재?···LG화학 '물적분할' 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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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6024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23.7%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출범하는 것을 두고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LG화학은 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부(전기차 배터리 사업)를 분사해 12월 1일 출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향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분할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같은 LG화학의 물적분할에 대해 투자자들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들은 17일 LG화학을 1450억원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00억원, 350억원 순매수했다. LG화학의 주가는 17일 6% 이상 급락했다가 18일 오전 9시 23분 기준 3%대 반등하고 있다.

개인들이 투매에 나선 이유는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LG화학의 주가에 이번 물적분할 결정은 주가에 있어 악재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이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다는 점에서 당장 기업가치나 주주가치가 훼손되지는 않지만, 기존 주주는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주가에 긍정적일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후 신설 법인의 기업공개(IPO) 시 추가 주식이 발행되며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적분할 이후 LG화학의 주가를 전망하는데 있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가가 비교되기도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8.51%나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삼성전자 지분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가 고조되며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의 분할을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자는 "저희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라고 생각해서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분사를 하면 전혀 다른 화학 관련주에 투자한 것이 된다"며 "지금이라도 인적 분할을 검토하고, 물적 분할을 하려면 주주의 피해를 복구하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LG화학의 물적분할에 대해 기관의 평가는 개인과 달리 긍정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LG화학에 대해 물정분할에 따른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에 목표주가 85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주가는 물적분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지난 이틀간 -11.2% 하락했지만, 이를 매수기회로 삼기를 권고한다"면서 "물적분할을 통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은 100% 연결 자회사가 될 것이기에, 기업실적이나 주주가치 펀더멘탈에는 변경사항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 연구원은 "사측에선 IPO를 당장 추진한다 하더라도 최소 1년이 필요할 것으로 언급하고 있고, 시기도 아직 미정으로 단기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되레 물적분할을 통해 글로벌 FI(재무적 투자자) 유치와 글로벌 자동차 OEM 업체들과의 JV(조인트 벤처) 설립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물적분할 이후 재무적투자(FI) 유치 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냈놨다.

보고서에서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기업공개(IPO)를 하면 배터리 사업은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전망"이라며 "여러 사업부와 혼재되면 저평가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분사 후 중국 CATL 등 글로벌 전지 기업과 직접 비교해 제대로 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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