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가 비대면 바람 속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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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유통업계가 어느 때보다 비대면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전용 상품을 대폭 늘리거나 앞다퉈 배송을 강화하는 등 전례 없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추석을 맞아 직접 선물을 받지 않아도, 수령인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선물하기'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유행하면서 백화점, 마트 가릴 것 없이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다. 변화가 빠른 유통가에서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오프라인의 중요성이 너무 빨리 퇴색되는 것 아닌가 싶다.
 
특히 대형마트의 퇴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 대형마트들은 모두 오프라인 매장 정리를 고심하고 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롯데는 올해 안에 전체 롯데마트 점포 120여곳 중 10여곳을 폐점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 이후 신영통점과 양주점, 천안아산점 등 8개 점포 영업을 종료했다. 최근에는 구로점과 마장휴게소점 등 4개 점포를 정리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안산점, 대전 탄방점, 둔산점 등을 정리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폐점한다며 대량 실업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비대면 사업이 부흥한다고 단순히 오프라인 사업을 등 돌려서는 안된다. 일자리 창출 문제를 비롯해 소비자들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원흉이 될 수 있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은 정보의 홍수 속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매체다.
 
비대면과 오프라인은 상호보완 될 수 없을까. 대형마트는 살아남을 수 없을까. 이는 시대를 반영하지 않고 '유통기업 옥죄기'를 고집하는 국회에도 던져볼 문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최근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제도'의 일몰 기한 연장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전통시장 1㎞ 이내 대형마트 개설을 규제하는 제도로써 의무휴업일 지정, 영업시간 제한 등도 포함된다. 애초 올해 11월 일몰 될 예정인 제도였으나 이번 방안이 확정되면 해당 규제는 앞으로 5년간 유지된다.
 
대형마트 폐점 바람은 단순히 '유통업체 밥그릇 축소'의 의미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일자리를 잃게 된 비극이며 기회의 상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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