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IG' 민간펀드 '봇물'···중장기 '유망'·단기 수급효과 '제한적'
'BBIG' 민간펀드 '봇물'···중장기 '유망'·단기 수급효과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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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3일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3일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한국형 뉴딜펀드 조성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뉴딜펀드 관련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이른바 'BBIG'에 속한 뉴딜 관련 업종 대부분이 정부 정책과 별개로 성장세를 탄 업종인 만큼 중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주요 종목 주가가 이미 가파르게 올라 뉴딜펀드 출시로 인한 단기 수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삼성뉴딜코리아펀드'를 14일 출시한데 이어, 내달 7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KRX BBIG K뉴딜 상장지수펀드(ETF)'(가칭)를 각각 출시한다.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도 뉴딜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그린', '디지털' 두가지 키워드를 핵심 투자 포인트로 삼은 '삼성뉴딜코리아펀드'를 출시했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친환경 에너지 등 그린뉴딜, 정보기술(IT) 등 디지털뉴딜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다.

'그린' 포트폴리오는 친환경 제품 관련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디지털' 포트폴리오는 온라인 트렌드에 맞는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 이 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혜택이나 정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 운용사에서 출시하는 순수 공모 주식형 펀드로 모든 편입종목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이 펀드를 내놓은 삼성액티브운용의 민수아 상무는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뉴딜펀드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펀드 가입자가 되어 주신다면 무한한 영광이겠다"며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다음 달 7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하는 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KRX BBIG K-뉴딜지수’에 기초한 첫 금융상품이다. 이 지수는 BBIG 각 업종당 3개씩 모두 12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뉴딜지수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한국거래소는 업계 관행에 따라 지수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3개월간 이 지수의 배타적 사용권을 줬다. 이 때문에 12월까지 K뉴딜지수에 연동되는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미래에셋운용 입장에서는 K뉴딜 ETF 시장의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7일 출시한 국내주식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상품 ‘NH-아문디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도 민간 뉴딜펀드로 분류할 수 있다. 이 펀드는 ESG 중에서도 개선과 성장성이 눈에 띄는 전기차와 헬스케어 같은 친환경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삼성액티브운용 모기업인 삼성자산운용도 BBIG 업종에 투자하는 ‘에프앤가이드 K뉴딜지수 ETF’(가칭)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당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공동 개발한 지수를 추종하며 BBIG 4개 업종별 5개씩 총 20개 종목을 편입할 예정이다. 이외 KB자산운용 등 다른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민간 뉴딜펀드는 국내 대표 성장 업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게 기본 시각이다. BBIG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디지털 부문은 일회성 테마가 아니라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된 관심 영역으로 떠오른 만큼 장기적인 매력이 크다는게 금융투자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국내 BBIG 주요 종목 대부분이 그동안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급등한 대형주라 눈부신 신규 수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K-뉴딜지수 12개 종목 중 LG화학, 카카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네이버, 카카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핵심 투자 대상이 되는 BBIG의 주요 종목 대부분이 15일 종가 기준 시총 10조를 훨씬 웃도는 대형주들이다. 10조원에 못미치는 종목은 펄어비스, 더존비즈온 등 2개 종목 뿐이다.

대부분의 종목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에서 '언택트', '친환경' 등의 테마로 주목받으며 급등세를 이어왔다. K-뉴딜지수 12개 종목 가운데 6개는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권에 속해 있다. 그만큼 단기적인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근거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국내 BBIG 주요 종목 대부분이 그동안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급등한 대형주라 눈부신 신규 수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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