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분 JT저축은행 본입찰···매각까지 진통 예상
'찬바람' 분 JT저축은행 본입찰···매각까지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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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JB금융·한국캐피탈, 본입찰 '불참'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유력 후보였던 JB금융그룹과 한국캐피탈이 발을 빼며 JT저축은행 인수전이 사모펀드(PEF) 간 경쟁으로 압축됐다. 예상 외 결과에 인수전 열기가 차갑게 식은 것은 물론, JT저축은행 노조의 반발 탓에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뤄진 JT저축은행 본입찰에서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프리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투자자(FI) 두 곳이 응찰했다. 매각 대상은 JT저축은행 지분 100%다. 당초 인수 의지를 보였던 JB금융과 군인공제회 자회사인 한국캐피탈 등 전략적투자자(SI)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원매자 6~7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들이 최근까지 실사를 진행해온 만큼 흥행 기대가 부풀었으나 예상외로 인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모습이다. 

SI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높은 거래가를 한 요인으로 꼽는다. JT저축은행 인수가는 자본총계인 1330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배 초반을 적용한 1500억원 안팎이 거론됐다. 일각에선 수도권과 호남에 자리 잡은 JT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을 감안해 더 높은 인수가를 예상하기도 했다. JT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최소 1000억원 중반대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저축은행의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최근 법정 최고금리 수준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2002년 연 66%에 달하던 법정 최고금리는 6차례에 걸쳐 2018년 24%로 떨어졌고, 현재 1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법안도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의 추가인하가 진행될 경우 예대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실시 중인 만기연장·이자유예 조치도 저축은행 자산건정성 악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사들의 불참으로 향후 JT저축은행 매각 과정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의 갈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JT저축은행 노조는 대부업체나 사모펀드로의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공식처럼 구조조정과 고율배당이 뒤따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JT저축은행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부당노동행위의 결과로 대주주는 막대한 매각차익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대부업체 및 사모펀드의 입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저축은행 잠재매물이 많아 유력 후보들이 몸값이 비싼 JT저축은행 인수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며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인수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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