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에 가계대출 '천장 또 뚫렸다'···8월 11.7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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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1조·기타대출 5.7조 '역대 최대'···전세자금 3.4조↑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1조7000억원 폭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증가폭이자, 8월 기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04년 이후 16년만에 사상 최대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간 역대 최대 증가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직전에 실행된 '막차' 대출이 시차를 두고 실행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도 몸집을 불리고 있는 탓이다. 

공모주 청약 등과 같은 주식 투자자금을 마련하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소멸되면서 기타대출 증가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한국은행의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948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2월(9조3000억원), 3월(9조6000억원) 잇따라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뒤 4월(4조8603억원), 5월(4조9898억원) 절반가량으로 줄었다가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6월, 7월, 8월 연속 해당 월만 놓고 보면 2004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불과 한 달새 6조1000억원 불어나면서 잔액은 695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주담대 통계에는 주택담보로 취급된 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중도금 대출 등도 포함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지난 6월 1만6000호에서 지난 7월 1만1000호로 1만호대 거래량이 두달째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5월 1만호, 6월 1만1000호, 7월 1만호 등 석달 연속 높은 거래량을 나타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 이후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규제 시행 직전 막차를 타려는 대출이 2~3개월 차이를 두고 실행됐다. 전제자금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된 점도 가세했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중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지난 7월10일부터 적용됐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전제자금대출 증가규모는 7월달 2조7000억원 내외였는데, 8월 3조4000억원 내외로 확대됐다. 주담대 대출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전세거래가 많은 점, 전세가격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버팀목 대출 등 기존 비은행 대출이 은행 대출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주식투자 및 생활자금 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폭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기타대출 잔액은 25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7000억원 늘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주식청약 자금은 물론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소멸한 영향도 있었다.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9월에는 추석 상여금 지급 유입으로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늘어 여전히 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수요가 존재함을 드러냈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 전환(1조9000억원→-1000억원)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대출수요 및 정책금융기관 등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전월 대비 증가세 지속(6조4000억원→6조1000억원) 됐다. 

천호대교에서 바라 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
천호대교에서 바라 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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