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와르르', 나스닥 4.11%↓···"조정 장세" vs "거품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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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투매, 테슬라 21% 폭락···다우 2.25%↓·S&P 2.78%↓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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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가 노동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폭락장을 연출했다. 기술주의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증폭되면서다. 대형 기술주 위주로 투매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 그동안 많이 올랐으니 좀 팔고 수익 실현하겠다는 건전한 조정 장세인지, 아니면 그동안 경제 상황과 따로 갔던 주식 시장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하는 건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8일(현지식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42포인트(2.25%) 급락한 27,500.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5.12포인트(2.78%) 추락한 3,331.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5.44포인트(4.11%) 폭락한 10,847.69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12,000선을 돌파한 나스닥은 다음날인 3일 4.96% 폭락하고, 4일에도 장중 5% 이상 폭락 후 종가 기준으로 1.27% 하락 마감한 데 이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은 기술기업 주가 조정 현상과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미국의 신규 부양책 협상 등을 주시했다.

애플과 테슬라 등 올해 가파르게 오른 주요 기술기업 주가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 양상이다. 애플 주가는 이날 약 6.7% 미끄러졌다. 테슬라의 경우 S&P500 지수 편입이 불발된 점도 가세하면서 주가가 사상 최대인 21% 이상 폭락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규모의 기술주 콜옵션 매수를 통해 이들 기업 주가 급등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소프트뱅크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을 비롯해 최근 기술주 콜옵션에 대한 과도한 매수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거래의 급증은 주가가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옵션 포지션이 청산되거나, 실물 주식을 이용한 헤지 과정 등에서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브리핑에서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 '디커플링'을 또 언급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지속하는 중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SMIC(중신궈지)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실질적인 추가 행동 가능성도 불거졌다.

반면 중국은 데이터 안보의 국제 기준을 정하기 위한 자체 구상을 발표하며 미국을 비판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일부 국가가 일방주의와 안전을 핑계로 선두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노골적인 횡포"라며 "디지털 보안을 정치화하고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국제 관계 원칙에 벗어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고위 관료나 대만과 연계된 미국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부양책 관련한 갈등도 여전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료, 교육, 경제 등 가장 시급한 사안에 초점을 둔 새로운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주 상원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규모는 공화당이 기존에 제안했던 약 1조 달러보다도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5천억 달러에서 7천억 달러가량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소 2조2천억 달러 부양책을 주장하는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 법안은 민주당이 절대 지지하지 않을 독약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100.2로, 전월의 98.8에서 올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9.1도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4.59% 추락했다. 국제유가가 폭락한 영향으로 에너지도 3.71% 내렸다.

종목별로는 애플은 이날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6.7% 떨어졌고, 테슬라는 21.1% 폭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5.4%), 아마존(-4.4%), 페이스북(-4.1%), 구글 모회사 알파벳(-3.7%) 등 나머지 대형 기술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추가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주 초까지 우리가 보는 지표들이 얼마나 극단적이었는지를 고려하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온건한 하락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10% 이상의 추가 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리서치업체 대표는 CNBC 방송에 나와 "테슬라 주식이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종목" 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31% 오른 31.4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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