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1.1%···V자 반등 없다"
KDI "올해 성장률 -1.1%···V자 반등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에 대폭 수정 '이례적'···"하반기 더 어렵다"
"취업자 15만명 줄 듯,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1.1% 대폭 하향 조정했다.

통상적으로 5, 11월에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 KDI가 중간에 전망치를 추가로 수정한 것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던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하반기에도 둔화되지 않자 기존 전망을 크게 수정한 것이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로 -1.1%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0.2%)보다 1.3%p나 내려잡았은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 역시 기존 3.9%에서 3.5%로 낮췄다. 특히 KDI는 올해 취업자 수가 15만명이나 감소하고,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KDI가 이례적으로 수정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5월 전망에서 제시했던 '기준 시나리오'보다 '하위 시나리오'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당시 KDI는 기준 시나리오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해외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봤다. 반면 하위 시나리오에선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을 가정했다. 하루 평균 25만명대의 국외 확산세와 지난달 국내 재확산 추세를 고려하면 하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KDI는 구체적으로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민간소비는 올해 4.6% 감소한 뒤 내년 2.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빠르게 감소한 서비스업 소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재 소비 역시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마저도 올해 하반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없다고 전제한 전망치다.

수출은 올해 -4.2%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내년 3.4%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특히 올해 상반기 성장률로 -0.7%, 하반기 성장률로 -1.4%를 예상해 하반기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KDI는 "주요국에서 6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세계교역량이 부분적으로 반등해 우리 수출 감소폭도 축소됐다"면서도 "향후 감염병 확산으로 인명피해가 확대된다면 방역조치 강화는 불가피하며 우리 수출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5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본격화된 2009년(-8만 7000명) 이후 11년 만에 연간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당시보다 감소폭은 두 배에 달한다.

한편 KDI는 올해와 내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1.2%로 제시했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에 크게 못미친다.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정상 경로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아 'V자 회복'은 아닌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확대되고 있는 미중 갈등도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KDI의 전망 수정에 따라 올해 플러스(+) 성장을 전망한 국내외 주요기관은 정부만 남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2.1%), 국제협력개발기구(OECD·-0.8%) 등이다. 한국은행도 -1.3%를 예상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 영향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만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0.1%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도 김용범 1차관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