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빅히트, 흥행 '불문가지'···BTS 쏠림·거품 '논란'
'최대어' 빅히트, 흥행 '불문가지'···BTS 쏠림·거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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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중 BTS 비중 87.7%···엔터 3사 합산 시총·PER 크게 상회
"타 기획사 인수해 라인업 확충···압도적 1등 엔터주 프리미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전례 없던 기록을 쓰자, 내달 IPO에 나서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종업계에서 이룩한 압도적 성과를 업고 올해 마지막 '초대어'로의 흥행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편중과 기업 가치의 적정성을 놓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희망 공모가는 10만5000만~13만50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4조5692억원이다. 국내 대표 엔터 3사의 총합(약 3조3632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빅히트의 주목할 점은 단연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이다. 수년 새 한국을 넘어 세계적 그룹으로 도약, 회사의 실적을 대거 책임지고 있다. 최근엔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며 크게 주목받았다.

회사도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상장 적기라 판단, 상장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핫 100' 1위 등극은 일반인이 여기는 수준 이상으로 큰 성과인데, 빅히트 측은 이 같은 자신감을 표명하며 상장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BTS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핫 100 선두 등극으로 인해 총 1조7125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 유발 효과 1조232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4801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BTS 소속사 빅히트의 매출과 한국은행 투입산출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구글 트렌드 BTS 검색량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BTS의 활약을 등에 업은 빅히트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을 거뒀다. 국내 3대 연예기획사를 합한 수치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올 초부터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투어가 중단되는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시현했다. 
  
BTS가 빅히트의 실적 수직상승을 견인했지만, 그만큼 BTS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는 약점으로 지목된다. 상반기 기준, 빅히트의 매출 가운데 BTS의 비중은 87.7%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TS가 빅히트 실적 대부분을 점유할 정도의 '쏠림'이 지속될수록 회사의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빅히트는 이 같은 지적을 타개하고자 최근 타 연예기획사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걸그룹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보이그룹 '세븐틴', '뉴이스트'이 소속사 플레이디스엔터테인먼트를 품으며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빅히트가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확정하면 예상 총 공모액은 9625억원이 된다. 지난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9593억원)를 누르고 올해 IPO '최대어'로 자리하게 된다. 지난 2017년 5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3년여 만에 최대 공모액이다.

일각에선 회사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최상위 엔터주라는 네임밸류를 고려해 적정하다는 진단과 이를 감안해도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교차한다. 실제, 업계에서 내다본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서 6조원일 정도로 간극이 크다.

우선, 회사의 주식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R)는 동종업계와 견줘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빅히트의 PER은 상반기 연 환산 실적 기준, 47~61배에 달하는데, 여타 엔터주들의 평균(30~35배)을 크게 상회한다. 

김현용 연구원은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초 석권과 탈(脫)아시아 공연 비중 50%, 누적 음반판매량 3000만장 육박 등을 이룩한 BTS가 소속된 빅히트는 명실상부 압도적 1위 연예기획사"라며 "엔터주 평균 PER에 비해 45~88%의 '일등주 프리미엄'이 적용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밸류에이션은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빅히트의 기업 가치가 39억달러(약 4조6000억원)까지 평가되는 것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과도하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도 "호실적과 경쟁사와의 비교를 감안해도 비싼 것은 맞다"며 "지나친 BTS 매출 편중이 무시 못할 약점으로 꼽힌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동종업계와 비교해 성장성이 현저히 유망한 빅히트가 일각의 우려를 불식, 제대로된 가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면서 "무사히 증시에 입성한다면 리스크가 곳곳 상존해 있는 국내 엔터업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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