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고가빌딩 공시지가 '시세의 40%'···막대한 稅특혜"
경실련 "고가빌딩 공시지가 '시세의 40%'···막대한 稅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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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0억원 이상 빌딩 거래 73건 조사 결과
"정부 조사와 차이 커···시세반영률 2배 올려야"
공시지가 현실화율 비교.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시지가 현실화율 비교.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4년간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의 고가 빌딩들의 과세표준액을 분석한 결과 현재 빌딩 공시지가는 시세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공시가격이 시가 절반도 채 되지 않아 건물주들에게 막대한 세금 특혜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이 평균 65.5% 수준이고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반영률은 올해 기준 67%라고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경실련이 1000억원 이상 빌딩의 과표 및 세액을 조사한 결과 공시지가는 시세의 40% 수준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경실련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의 업무·상업빌딩 중 건물값이 조회 가능한 73건을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중인 이유로 건물값이 조회되지 않거나 집합건물로 시가표준액이 없는 9건은 제외됐다.

조사 결과, 73건의 실거래가 총액은 21조6354억원이었다. 그러나 토지공시지가와 건물기준시가를 합한 공시가격은 9조9861억원으로 기록돼 시세반영률은 47% 수준에 불과했다.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더욱 낮았다. 실거래가에서 건물값(시가표준액)을 제외한 땅값(토지시세)과 정부가 정한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시세반영률은 40%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8년으로 평균 시세반영률은 32% 수준이었다. 지난해 43%로 조금 올라왔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거래된 9개 빌딩의 현실화율은 33%로 다시 낮아졌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50%를 넘긴 해는 한차례도 없었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가장 떨어지는 빌딩은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영시티 건물로 나타났다. 해당 건물의 매각액은 5458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거래 건 중 가장 높았지만, 공시가격은 1979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36%에 불과했다. 땅값 역시 시세는 ㎡당 2930만원에 형성됐지만 공시가격은 521만원으로 시세의 18% 수준이었다.

경실련은 "공시가격과 시세가 큰 괴리를 보이는 데에는 실제 대규모 빌딩의 경우 이용가능면적이나 빌딩 이용을 통해 나오는 임대 수익 등 편익을 토대로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공시가격은 이런 실거래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낮은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대기업·건물주 등에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세금 특혜가 주어진다고 주장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은 공시지가와 건물값인 시가표준액을 합친 공시가격이다.

경실련은 재벌과 부동산 부자가 소유한 73개 고가 빌딩에서 연간 총 815억원, 빌딩당 11억원 이상의 보유세 특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공시지가로 세금을 부과하면 73개 빌딩의 1년간 보유세 총액은 450억원(실효세율 0.23%)이다. 경실련 제안대로 시세 80%까지 적용하면 보유세는 997억원(실효세율 0.51%)으로 2.2배가 늘고, 미국과 같이 시세대로 세금을 부과하면 1266억원(실효세율 0.65%), 3배 가량 증가한다.

경실련은 "빌딩·상가 부속토지의 세액 공제 기준도 80억원으로 주택보다 높으며, 건물값은 종부세 대상도 아닌데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적용할 경우 시세 대비 과세표준은 훨씬 낮아진다"라며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과 대기업 등 건물주는 막대한 세금 특혜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5년간 불공정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과 대기업, 건물주, 땅 부자 등 소수가 누려 온 세금 특혜는 경실련 추정으로 약 80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면서 "생산 활동은 뒷전인 채 부동산 투기에 나서는 기업을 막기 위해서는 공시지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시세반영률을 2배로 올려 아파트 보유자와의 세금차별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유형별 보유세 차이.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 유형별 보유세 차이.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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