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 '반쪽짜리' 시행
일임형 랩 '반쪽짜리' 시행
  • 김성호
  • 승인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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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포괄주문 불허...증권사 개별주문 운용 불가피
삼성증권 등 8개사 금주 사업등록 후 상품출시

그 동안 주문방식 논란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증권사 일임형 랩 영업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논란을 거듭해 온 포괄주문 허용문제는 재경부가 투신업계의 유사투신업무 주장을 받아들여 당분간 불허할 방침이어서 향후 ‘반쪽짜리’ 영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9일 증권업협회에 공문을 발송하고 증권사가 개별 및 복합주문방식에 한해 일임형 랩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금주부터 증권사로부터 일임형 랩 사업등록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올 초 관련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주문방식문제로 일임형 랩 영업시행이 상당히 지연된 게 사실”이라며 “일임형 랩 영업을 위해 일찌감치 사업준비를 해 온 증권사들의 입장을 헤아려 사업등록신청을 받은 후 영업을 허가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 동안 영업시행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포괄주문에 대해선 일단 투신업계의 유사투신업무 주장을 받아들여 올해는 포괄주문방식을 통한 상품운용을 불허키로 하고 내년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금감위가 논란을 거듭해 온 주문방식문제를 일단락 맺고 증권사의 일임형 랩 영업을 가능토록 함에 따라 각 증권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 LG투자, 대우, 현대, 굿모닝신한, 미래에셋, 한투, 동원증권 등 8개 증권사는 금주 중 사업등록을 신청하고 이르면 오는 10월 중순부터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이 달 초부터 사업등록을 준비 해 온 이들 증권사는 지난 주 금감위에 사업등록을 신청키로 했으나 당시 주문방식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일임형 랩 영업을 위해 복합주문방식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놓았고 인력확보 및 교육은 물론 마케팅 전략까지 수립해 놓았기 때문에 사업 허가를 받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일임형 랩 영업이 가능케 되었다는 점에선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포괄주문 방식이 허용되지 않음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우선 개별주문 방식으로 고객자산을 운용할 경우 예탁자산 규모가 작은 고객의 자산관리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미 일부증권사는 최소 예탁금을 설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칫 소액투자자들의 자산관리서비스라는 랩 도입의 취지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개별주문에 따라 취득자산 단가가 고객마다 틀려지면서 수익률 분배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이밖에 증권사는 한정된 운용인력으로 각 계좌를 별도로 관리를 해야 함에 따라 이에 따른 업무로드도 크게 증가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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