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IPO'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SK바이오팜 능가할까
'역대급 IPO'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SK바이오팜 능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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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금 증시 사상 최대···풍부한 유동성·학습효과 등에 초반 급등 전망
매도 물량 부담·약한 모멘텀에 '따상상상' SK바이오팜 수순까진 무리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해 기다리는 개인 투자자들.(사진=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해 기다리는 개인 투자자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초대어' 카카오게임즈가 청약에서 역대급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했다. 이제 관심은 오는 10일 상장만을 앞둔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가 될지에 집중된다. 초반 급등에는 이견이 없지만, 앞서 청약에서 광풍을 일으킨 기업들만큼의 상한가 행진은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2일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1524.85대 1로 마감했다. 증거금으로만 58조5423억원을 빨아들였다. 종전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유동 장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의 흥행 사례를 학습한 개인 투자자들은 잇달아 빚을 내 카카오게임즈 공모에 참여했다. 치솟은 경쟁률에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은 투자자는 주식 단 5주만을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천문학적 자금을 흡수하며 역대급 흥행을 일으킨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0일 코스닥 시장 입성만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선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가치가 얼마나 불어날지에 주목한다. 청약에서의 뜨거운 열기를 고려해 뚜렷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데, 어느 정도까지 다다를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76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날 기준, 단번에 코스닥 시장 시총 순위 5위에 랭크될 수 있다. 코스닥 주요 제약주인 제넥신과 셀트리온제약 등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더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게임 등 언택트(비대면)주의 호조, '착한' 공모가는 투자에 매력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상반기 매출액 2030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64% 증가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자회사 중 첫 기업공개에 나선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과 개발, 퍼블리싱까지 게임회사로사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보유했다"며 "코로나19 지속으로 게임 업종의 재평가가 이뤄진 가운데, 내년까지 10개 이상 신작 라인업을 통해 지속적 탑라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앞서 증시에 입성한 '대어' SK바이오팜의 급등 수순을 밟을 것이란 기대감도 갖는다. 지난 7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첫날 '따상' 기록 후 두 번 연속 상한가로 직행했다. 코스피 시장에서의 최초 기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상상'을 기록하면 주가는 10만5400원까지 뛴다. 공모가(2만4000원) 대비 무려 4.4배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7조7330억원 규모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2인자'로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SK바이오팜과 같은 폭발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우선 상장 직후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 확약을 건 주식 비중은 58.59%다. SK바이오팜이 81.5%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총 발행 주식은 약 7320만주로, 이 중 최대주주와 우리사주조합, 기타 자발적 보호예수 등을 제외하고 22.7% 수준(약 1659만주)이 첫날 매물로 나올 수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첫날 매도 가능 주식(13.06%, 1022만주)에 비해 훨씬 많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게임즈의 상승에는 신작 게임과 개발 역량이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국내 게임사로 유일하게 모바일 및 PC 온라인을 아우르는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했지만, 퍼블리싱(판매·유통) 은 비교적 약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PC게임 '엘리온'(크래프톤 개발)이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한 스토리게임 등 다양한 신작이 공개된다. 

김동희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영업가치는 글로벌 게임업종과 유사한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을 적용했고, 국내 게임업종 대비로는 10%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며 "프리미엄이 정당화 되려면 자체 개발 능력 강화와 다양한 IP 소싱, 신작 출시를 통한 이익 체력 레벨업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일부 과도하다는 진단이 있긴 하지만,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임상3상 개시 등 상승 동력이 분명 존재했다"며 "이에 비해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자체 개발 비중이 낮아 모멘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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