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았더니···풍선타고 '신용대출·보험대출로'
'주담대' 막았더니···풍선타고 '신용대출·보험대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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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정부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조이면서 신용대출과 보험사 등 비은행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증가율은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극심했던 6, 7월 수준을 넘겼고, 보험사 대출 규모는 2조원 이상 불어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8월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39%(4조704억원) 증가한 124조2747억원을 기록했다.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집값 불안에 따른 패닉 바잉으로 신용대출 증가율이 급격히 올랐던 6월(2.47%)과 7월(2.28%)에도 2% 수준이었는데 지난달 3%대로 뛴 것이다. 

신용대출이 급속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정부 대출 규제 영향이라고 금융권은 설명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담대 관련 강화된 규제가 시행되고 있고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로 후순위 주담대를 받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감독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험사 대출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가 집계한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대출잔액은 144조4861억원을 기록했다. 올 초 142조1062억원과 비교하면 1.7%(2조3799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 대출 잔액 증가액(681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보험사에서도 주담대가 크게 증가했다. 6월말 기준 생명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45조4944억원으로, 올해 1월(43조2629억원)에 비해 5.15%(2조2315억원) 증가했다. 

보험사 주담대가 정부 규제를 덜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 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40%지만 2금융권으로 분류된 보험사의 DSR은 60%기 때문이다. DSR이 20%p 더 높다는 것은 은행보다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주담대는 2022년이 되어야 은행권과 같은 40% 규제를 받는다. 

보험사 주담대 금리도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 7월 기준 생보사들의 주담대(분할상환방식) 평균 금리는 2.83%로 사상 최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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