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어려지는 '주식 대물림'···7세이하 '금수저' 93명
갈수록 어려지는 '주식 대물림'···7세이하 '금수저' 9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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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가이드 분석, 1인당 평균 9억···돌 갓넘긴 유아도 수억
미성년자 최고 주식부자는 코스닥 10대 남매 '평가액 700억'
"손자·손녀 주식 증여 증가···'이중 과세' 자식 증여보다 유리"
(사진=클래시스 홈페이지 캡쳐)
(사진=클래시스 홈페이지 캡쳐)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상장기업 지분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 가운데는 태어난 지 몇 해 지나지 않은 영유아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특히 주식을 증여받는 나이가 갈수록 어려져 부의 대물림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19세 미만) 가운데 최고 주식부자는 각각 700억원대 주식을 가진 10대 남매로 나타났다. 50억원 이상 주식 소유 미성년자는 20여명에 달했고, 이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주주는 7살로 500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현재 상장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지분공시에서 드러난 7살 이하 주주는 현재 총 93명으로, 평균 보유지분 평가액이 9억1천7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2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크게 출렁인 올 상반기 중 지분을 확보했다. 

가장 많은 국내 상장사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인 클래시스 정성재 대표의 자녀였다. 16살 아들과 14살 딸은 이 회사의 지분 8.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평가액은 714억원에 달한다.

2007년 설립된 클래시스는 2017년 12월 케이티비기업인수목적2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변경 상장됐다. 이들 남매는 당시 지분을 증여받은 후부터 미성년 주식자산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다음 미성년자 주식 부호는 솔브레인홀딩스 정지완 회장의 7살 손녀. 솔브레인은 반도체 소재업체로, 이 손녀는 지난 6월 아버지 지분(2.41%)을 상속받았다.

솔브레인은 지난달 1일부터 기업분할이 됐는데, 손녀가 가진 지분의 평가액은 540억원에 이른다. 이 손녀는 5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 가운데 가장 어리다.

나이가 1살인 수천만원 이상의 주주도 4명이나 됐다. 그 중 하이스틸의 1살 주주는 5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해 동갑내기 가운데 주식 보유액이 가장 컸다. 이 주주는 태어난 지 10개월째 되던 지난 5월 하이스틸 주식 3만1천여주(1.59%)를 증여받았다. 이 주주는 이달 초 갓 돌을 넘겼다.

한일철강의 2세 주주는 이보다 많은 11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했다. 앞서 지난 5월 한일철강 엄정헌 회장과 하이스틸 엄정근 회장은 지분을 자녀, 손주 등 친인척에게 각각 증여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두 회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주주 가운데 7세 미만 아동은 총 4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의 평가가치는 총 38억원 수준이다.

샘표식품의 3살, 4살 주주도 각각 12억8천만원, 14억7천만원어치 회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각각 1살과 2살 때이던 2년 전 보유 주식의 상당 부분을 증여받은 이후 올해 상반기 일부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달 초 별세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손자·손녀 7명도 400억원 안팎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만 12세부터 17세인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1.08%(평가액 403억원)~1.05%(394억원)씩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CSA 코스믹의 조성아 대표 친인척인 A(17) 양도 270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A양은 CSA 코스믹 지분 17.58%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CSA 코스믹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2019년 2월 14일부터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16살 아들도 200억원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5살이었던 2009년부터 GS 주식을 보유했다. 그의 형(19)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330억원) 보다는 적다.

이밖에 코스닥 종목인 보광산업 박철웅 회장의 손자손녀를 포함, 100억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미성년자는 모두 14명, 50억 원 이상은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갈수록 손자·손녀가 주식을 증여받는 사례가 많아지고 나이도 갈수록 어려지는 것이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는 자식에게 증여했을 때의 이중 과세를 피하고 배당을 통해 일찍부터 부를 물려주기 위한 '대물림'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0억원 이상 주식 보유 미성년자. (자료=에프앤가이드)
50억원 이상 주식 보유 미성년자. (자료=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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