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로 눈돌린 삼성-LG···기술 리더십·세계 최초 상용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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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센터 설립 등 연구·개발 박차···"10년 앞서간다"
내년 국제 표준화 앞두고 정부도 5년간 2천억 지원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5세대 이동통신)를 넘어 '6G(6세대 이동통신)'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 표준화 작업을 앞두고 6G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양사는 차세대 미래 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세계 6G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 2028년 다가올 '6G 시대' 선점 경쟁=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으로 예상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6G 국제 표준화를 앞두고 6G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G는 100기가헤르츠(GHz) 이상의 초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기존 5G보다 50배 빠른 전송속도와 10배 빠른 반응속도 등을 지원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불과 0.16초면 20GB(기가바이트) 용량의 초고화질 영화 한 편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6G가 실현되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넘어 3차원 홀로그램을 이용한 확장현실(eXtended Reality·XR)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6G 기술 전망 (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상 이동통신의 한 세대는 10년 정도로 보기 때문에 전 세대 초기 단계부터 원천 기술 연구·개발이 이뤄진다. 차세대 기술인 6G의 경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부터 국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6G 기준을 정하는 국제 표준화가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는 기술 상용화 이전에 서로 다른 기기, 넓게 보면 지역과 국가 간의 연결을 위해 통일된 국제 표준(Standard)을 제정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표준화 정립을 위한 국제적 합의 과정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민간기구 3GPP에서 기술규격을 개발하면 공인기구 ITU에서 표준(Standard)이 제정된다. 해당 민간기구에 참여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와 미국 퀄컴, 유럽 에릭슨 사 등의 국제 표준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2001년에는 일본이 3G 시대를 열었고, 4G는 2009년 유럽이, 5G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난해 5G 서비스가 처음 상용화된 가운데 두 기업이 차세대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다.

이미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6G 연구에 돌입한 상황이며, 화웨이·차이나모바일·NTT 등 전 세계 주요 IT기업들도 속속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도 '6G 세계 첫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나섰다. 지난 6일 정부는 내년부터 5년간 2000억원을 들여 R&D(연구·개발)에 착수하는 등 단계별 추진 전략을 담은 '6G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미래 이동통신 R&D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 '전자 투톱' 삼성·LG전자, 기술 리더십 확보 박차=국내 기업 중에는 LG전자가 가장 먼저 6G 개발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카이스트와 'LG-카이스트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뒤 6G 이동통신 핵심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테라헤르츠 무선 송수신 원천기술을 포함해 다수의 6G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6G 연구개발 프로세스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6G 테라헤르츠(THz) 무선 송수신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테라헤르츠 관련 △원천기술 개발 △기술 검증 △주파수 발굴 △채널 특성 분석 등을 진행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

테라헤르츠 무선 송수신 기술은 6G 이동통신의 핵심이다. 이는 5G 서비스의 50배인 초당 최대 1테라비트(1Tbps)로 빨라진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원격진료, 드론 택시 등 데이터 소비가 많은 서비스를 일상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6G 시대에는 사람·사물·공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환경이 인공지능(AI)과 결합·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훈 LG전자 C&M표준연구소 소장은 "6G 핵심 후보 기술인 테라헤르츠 무선 송수신에 관한 연구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견고하게 구축하길 기대한다"며 "협약 기관들의 역량 강화를 넘어 국가 기술 경쟁력의 강화와 연구개발 협력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6G 기술 상용화 이후 구현 가능 서비스 (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도 지난달 14일 6G의 비전과 자사의 주요 서비스를 담은 '6G 백서'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지금까지의 6G 관련 선행기술 연구에서 더 나아가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6월17일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경기도 분당 SK텔레콤 ICT기술센터에서 5G 고도화 및 6G 진화 기술 공동 연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 회사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6G 기술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주요 기술을 발굴∙개발하는 한편, 6G를 활용한 신규 사업 모델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연구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연구 과제는 △테라헤르츠(THz) 주파수 대역 활용을 위한 기술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안테나 기술 △이중화(Duplex) 혁신 기술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 위성 활용 등 네트워크 토폴로지(Topology) 혁신 기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공유 기술 △AI 적용 통신 기술 연구 등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6G 백서에 따르면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 현실(Truly Immersive XR(eXtended Reality))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High-Fidelity Mobile Hologram) △디지털 복제(Digital Replica) 등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6G가 상용화되는 2030년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차량·로봇·드론·가전제품·디스플레이 등 5000억 개에 달하는 다양한 기기와 사물들이 6G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이에 따라 '커넥티드 기기의 폭발적인 증가' 'AI 활용 통신 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통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이 6G 시대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됐다.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전무)은 "현재 5G 상용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동통신 기술의 한 세대가 10년인 점을 고려하면 6G 준비가 절대 이르지 않다"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근간으로 6G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6G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5G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6G 기술을 언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지만 통신 기술 리더십은 미래 차세대 먹거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G 시대에는 기존 소비자 중심의 통신 서비스가 AI·로봇 등 다양한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기술이 되는 만큼 제조업체들이 6G 기술 리더십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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