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5% 동결···성장률 전망치 -1.3% 하향 (종합)
한은, 기준금리 0.5% 동결···성장률 전망치 -1.3% 하향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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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로 불어난 유동성→부동산·주식시장 '쏠림'
성장률 1.1%P↓···외환위기후 22년만 역성장 예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가중···통화완화 기조 유지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로 동결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실효하한(실질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기준금리)에 다다른 기준금리를 더 내렸다간 부동산·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쏠리는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3%로 기존 전망(-0.2%) 대비 큰 폭 하향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3월 연 임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크게 내리고, 5월 금통위에서 다시 0.5%로 인하한 뒤 3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실효하한·부동산 과열 부담 =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지만 이미 기준금리가 사실상의 실효하한에 근접한 만큼 여기서 금리를 더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로선 외국인 투자자의 급격한 자본 유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 최처치인 기준금리가 유발한 풍부한 유동성이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에 흘러가기 보다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추가 금리인하보다는 금리 동결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신·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이자수익에 대한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 지난 6월 은행 수신금리는 0.88%로 이미 1%를 하회했다. 이 여파로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38조원을 상회했고, 고객예탁금은 24조1000억원 급증했다. 신용융자 잔고도 6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7월까지 가계대출도 48조2000억원 증가해 과거보다 몸집을 크게 불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금융불균형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들은 향후 금융불균형, 자산가격 버블(고평가) 확대가 우려돼 추가 완화정책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위원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에 그다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최근의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에 비추어 이전보다는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금융안정의 고려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 0.50%에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적어도 올해는 한은이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전망 -0.2%→ -1.3%로 하향 = 이날 한은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해 내놨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5월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을 우려하며 -0.2%의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3개월 만에 성장률 눈높이를 다시 크게(-1.1%p) 낮춘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됐다. 역시 직전 전망(3.1%)보다 0.3%p 낮은 수치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 0.4%, 1%로 제시됐다.

코로나19발(發) 경기 충격이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같은 확산세가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16일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적으로 시행한 상황에서, 내수 회복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차례 밖에 없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외환위기 당시(1998년) 이후 22년 이래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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