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P2P금융, '개인 간 거래' 오역 말아야
[전문가 기고] P2P금융, '개인 간 거래' 오역 말아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준 렌딧 대표. (사진=렌딧)
김성준 렌딧 대표. (사진=렌딧)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P2P금융에 대해 잘못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P2P금융을 ‘개인 간 거래'라고 풀이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은 물론 언론 등 공식적인 문서에서도 이와 같은 오역(誤譯)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석은 P2P금융산업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P2P(Peer-to-Peer)라는 용어를 ‘개인 대 개인'으로 잘못 해석한 결과다. 

현재 P2P금융산업에서 취급하고 대출 자산을 살펴보자. 개인대출, 소상공인대출, 법인대출, 부동산대출 등 다양한 대상을 위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법인 및 기관 투자자가 P2P금융회사가 취급한 대출에 대체투자를 하고 있다. 즉, '개인 간 거래'라는 풀이와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산업이라는 의미다. 

2020년 8월27일 본격 시행되는 세계 최초의 P2P금융산업법의 정식 명칭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왜 ‘P2P금융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이 아닌 굳이 낯설고 새로운 산업명칭을 법적으로 부여했을까?  

세계 최대의 P2P금융 시장인 미국 내 P2P금융산업협회의 이름은 ‘마켓플레이스렌딩협회(The Marketplace Lending Association)’이다. 렌딩클럽, 소파이, 펀딩서클 등 세계 유수의 P2P금융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협회다.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마켓플레이스 렌딩’이라는 용어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렌딩의 일부 형태를 ‘peer-to-peer lending’이나 P2P로 부르고 있지만, 마켓플레이스 렌딩이 보다 이 산업을 규정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렌딩은 대출과 투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말한다. 개인, 소상공인, 법인 등이 대출을 받고, 투자 역시 개인이나 법인, 금융회사 등이 다양하게 참여한다. 이때 마켓플레이스 금융기업 역시 하나의 투자 개체로서 투자에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대출자와 투자자의 형태에 따라 P2P(Person-to-Person), I2P(Institution-to-Person), P2B(Person-to-Business) 등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며, 이를 통합해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의 P2P금융업법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라는 새로운 산업명으로 만들어진 이유 역시 이 산업의 본질적인 특성을 더 명확히 살리기 위해서다. 바로 ‘다양한 종류의 대출자와 다양한 종류의 투자자를 온라인에서 연계한다'는 것이 P2P금융산업의 본질이다. 

이처럼 100%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로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금융기업)가 보유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은 온라인상에서 비대면으로 대출자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평가모델을 개발하는 역량이다. 

특히 P2P금융은 전세계적으로 기존 금융권이 해결하지 못했던 중금리대출 해결을 위해 탄생한 기술 기반의 금융산업이다. 중금리대출을 위해서는 모든 대출자에게 각자의 신용에 맞는 개인화된 적정금리 산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정교한 심사평가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고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 

P2P투자 역시 100%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대출자의 상환금을 받아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등 온라인 상에서 끊임없는 자금의 이동을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고도의 엔지니어링이 필수적인 분야다. 

최근에 드러나고 있는 여러 P2P금융 사고들은 대부분 기술 기반으로 금융 시장을 혁신하기 보다 Peer-to-Peer라는 형식만을 취해 온라인 공모의 형태로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핵심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집중하지 않았던 신용평가모형과 플랫폼 기술의 고도화에 있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대를 가져야 할 때다.  

P2P금융은 결코 ‘개인 간 거래'가 아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시행과 함께 법적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라는 새로운 산업명이 생겨난 만큼, 앞으로는 P2P금융(개인 간 거래)가 아니라 P2P금융(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라는 올바른 명칭과 해석이 확립될 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