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해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26일 업계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 광저우기차(GAC)의 아이온(Aion)S에서 지난 12일과 23일 화재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서 5월 18일에도 화재가 있었다. 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가장 최근 발생한 화재의 발화지점은 배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온S에는 CATL의 NCM811 배터리가 탑재됐다. BMW iX3, 지리자동차 등에도 같은 배터리가 공급된다.
NCM811은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이 각각 80%, 10%, 10% 씩 들어간 제품을 말한다. 통상 니켈 비중이 높으면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반면 안전성이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CATL의 NCM 기술 수준이 아직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CATL은 밀도는 낮지만 안전성이 담보된 LFP(리튬인산철)를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다.
CATL은 2019년 NCM811을 처음 상용화했는데 이달에만 두 차례의 화재가 발생해 기술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안전성 문제를 해결해 지난 2018년부터 NCM811을 상용화하고 공급해왔다. LG화학은 2018년 NCM811을 전기버스용으로 양산해 공급한 바 있고, 중국에 판매되는 테슬라 모델3 일부에도 NCM811을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룸 공장에서 NCM811을 생산하고 있다. 체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아크폭스 '마크5'에 NCM811을 공급한다.
삼성SDI는 내년 출시될 5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끌어올린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기술을 적용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기술 격차는 2~3년 수준"이라며 "인력을 빼가도 단시간 내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