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직원들에 '코로나 역학조사 협조' 이메일···훈련이라고?
티몬, 직원들에 '코로나 역학조사 협조' 이메일···훈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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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마크까지 새겨놓고...뒤늦게 '해킹대응 훈련'" 혼란
직원들 '블라인드'서 "재택 시켜줘도 모자랄 판에" 불만
티몬에서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티몬에서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티몬이 직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역학조사 자진신고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낸 뒤 해킹메일 대응훈련이었다고 발뺌했다. 해당 메일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보낸 것처럼 속였다. 질병관리본부 마크까지 새겼을 정도다.  

26일 '서울파이낸스' 취재 결과, 이날 오전 10시49분께 티몬이 'covid19_kcdc@naver.com'이란 발신자 주소로 직원들한테 보낸 메일엔 '2020년 8월 18일 19시경 삼성역 지하철 이용 승객 속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시간 기지국 내역과 지하철 탑승 내역을 조사하여 동선이 겹치는 시민들께 역학조사를 위해 협조 요청 드립니다. 해당 시간 지하철에 탑승하였거나, 삼성역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양식에 맞춰 자진신고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메일을 받고 놀란 일부 티몬 직원들은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가족과 지인에게 확인했다. 티몬은 해당 메일을 보낸 뒤 30분 만에 '해킹메일 대응 훈련이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해당 메일을 통해 티몬은 "금일 오전 코로나19 자진신고 협조요청으로 메일이 발송됐다"며 "해당 메일은 전사적으로 임직원들의 해킹메일 대응훈련을 위해 발송된 메일"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최근 코로나 이슈를 악용한 위장 이메일, 문자가 발송되고 있어 임직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네이버 메일로 메일을 발송하지 않으니 발신 이메일을 반드시 확인하고 열람하라. 질병관리본부로 직접 연락해 문의하는 일이 없도록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티몬 직원들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감한 시기에 부적절한 메일이었다며 직장인 익명 토론 앱인 '블라인드'를 통해 분노하고 있다. 한 직원은 "친구며 가족이며 질본에 다 연락했는데 30분이나 지나서 훈련메일이라고 보냈다"며 "사과 한 줄 없이 질본에 연락하지 말라니 코로나가 장난이냐"고 울분을 표했다. 다른 직원은 "재택을 시켜줘도 모자랄 판에 정말 소름돋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본사 보안실에서 매 분기 정기적으로 하는 해킹 테스트였다"며 "직원들이 메일을 보게끔 유도하는게 목적이다보니 때마다 시의성에 맞는 이슈를 정해서 메일을 보내고 있다.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한 것인데 엄중한 시기이다보니 직원마다 민감도가 달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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