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저축은행, '곳간에 쌓이는 돈'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뉴스톡톡] 저축은행, '곳간에 쌓이는 돈'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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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금 0%대로 내리자 자금 몰려
"대출 늘리자니 부담,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신용등급이 높고 모기업이 대기업인 여신전문회사들이 활발하게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하지 않은 여전사들은 여전히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현경 기자)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저축은행 곳간에 쌓인 돈이 70조원을 넘어섰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그나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예·적금으로 발길이 몰린 덕이다. 하지만 쏠리는 돈에도 불구하고 정작 속내는 복잡하다는 게 저축은행업계의 입장이다. 자금을 활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되레 금리인하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총잔액은 지난 6월말 약 70조7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수신액이 70조원을 웃돈 건 2011년 8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저축은행에 맡겨진 예금과 적금 등 수신 자금의 증가세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를 기록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지난 4월 전달 대비 1조4016억원 늘어난 데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낮춘 5월엔 1조5946억원 급증했다. 6월(9600억원)에 들어온 돈까지 더하면 3개월 새 4조원에 달하는 돈이 저축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하반기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몰릴 공산이 크다. 저축은행의 12개월짜리 예·적금 금리도 각각 1.64%, 2.38% 등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마냥 웃을 순 없는 형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들어오는 돈만큼 나가는 돈도 늘어야 하는데, 여신(대출)보다 수신 유입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실제 저축은행의 수신 총잔액이 70조원을 돌파한 6월말 기준 여신 총잔액은 69조3475억원으로, 수신 총잔액을 밑돈다. 전년 대비 증가분으로 따지면 수신 총잔액 증가분(10조4748억원)이 여신 총잔액 증가분(8조5091억원)보다 2조원가량 많다.

그렇다고 대출이나 투자처를 늘리자니 악화하는 경기 상황이 걸림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고,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다. 대출을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예금 금리만 높게 유지하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도 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때문에 일각에선 저축은행 업권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점치기도 한다. 앞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은 연이어 예금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돈이 몰리면서 대형 저축은행들도 줄줄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면서 "보통 들어오는 돈이 많으면 금융사에겐 호재이지만,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을 경우엔 도리어 고민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대출 영업도 신중하게 하고 있는 추세라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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