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무산' 이스타항공,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M&A 무산' 이스타항공,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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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3분의2 정리해고, 31일 명단 발표
추후 재고용·체불임금 우선 지급 조건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이스타항공)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이스타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이스타항공이 이달 말부터 인력 감축작업을 본격화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은 직원 1132명 가운데 최소 720명으로, 추후 100%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약속 아래 일단 해고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에 회사 재매각 성사를 위해 100% 재고용을 전제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사모펀드 2곳과 인수조건을 협의하고 있는데 미지급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인수 부담이 커지자 투자자들 모두 대규모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미지급금의 경우 공익채권이라 탕감이 불가능하기에 재매각을 성사시키고 모두를 살리기 위해선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당초 제주항공이 인수하겠다고 제시한 금액을 초과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희망자들도 최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공통적으로 조직슬림화를 요구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부터 전 노선 셧다운(Shutdown)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의 매출은 여전히 제로(O)다. 지금까지 쌓인 미지급금은 2000억원에 달하며 매달 인건비와 통신료, 리스비 등 새로운 빚이 250억원씩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들은 지난 2월 임금의 60%를 받은 것 외 3월부터 6개월 째 급여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다만 직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전체 인력의 3분의 2를 정리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리해고를 당하면 정부로부터 실업급여와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지만 최대 1000만원까지며, 경력에 따른 퇴직금과 밀린 임금은 제때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이유에서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충분히 알지만 순환무급휴직 등 최대한 직원들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사측은 정리해고만을 주장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근로자 대표와의 만남도 항상 따로, 배제시킨 뒤 논의를 하니 사실상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 인수 당시 진행했던 희망퇴직 자료를 근거로 구조조정을 계획할 것이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100% 재고용을 약속하니 우선 정리해고 시 정부에서 주는 체당금과 실업급여를 수령하며 기다려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6대로 운영하나 코로나 사태가 개선되면 15~20대 이상의 기재가 필요하게 되고 인원을 더 뽑아야하는 상황이 오니 그때까지만 버텨주길 바라는 것"이라며 "안정화되면 퇴사자들을 순차적으로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중이더라도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당장 국내선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는 5∼7대 규모로 운용하고 나머지 10여 대는 반납할 예정이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됨에 따라 국제선도 운항이 가능해질 때 기재도 순차적으로 늘리고, 정리해고 인원 또한 신속히 재고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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