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빵과 치킨, 프랜차이즈의 위기
[김무종의 세상보기] 빵과 치킨, 프랜차이즈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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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이 이달 서울 역삼 인근에 족발상회 1호점을 열어 족발 사업을 신규로 펼친다. 이 회사의 매출 규모는 올해 4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치킨 외 이미 한우전문점 창고43 등 사업을 다각화해오고 있다. 족발 신사업은 족발상회라는 브랜드명으로 기존에 치킨사업에서 인기를 모은 뿌링클 소스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외식 및 프랜차이즈업에 있어 신규브랜드 전개는 중요하다. 신규브랜드를 선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대응에 자신감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트렌드 변화가 빠른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해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가뜩이나 침체된 외식시장에서 bhc의 족발 신사업을 눈여겨 보는 이유다.

반면 뚜레쥬르는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미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그간 매각설은 현실화 된 셈이다.

뚜레쥬르는 대기업 CJ그룹 계열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가맹(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CJ푸드빌은 앞서 커피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한 바 있다. 회사의 주력인 뚜레쥬르까지 시장에 내놓다 보니 빕스, 계절밥상 등 브랜드의 앞날까지 어떻게 될 지 시장에서는 여러 관측을 내놓는다.

수년간의 오랜 구조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비비고 등 외식 및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해외에 널리 알리겠다며 한식세계화를 외친 것도 이제 옛일로 치부된다.

국내 최대의 외식 기업 CJ푸드빌의 움직임은 외식 및 프랜차이즈 산업의 글로벌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 영역의 가공식품과 달리 서비스 등 문화 요소가 결합된 형태의 외식 프랜차이즈는 정형화된 가공식품과는 별개임을 보여준다. 또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외식 프랜차이즈업에서 발을 뺀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은 강도높은 규제산업으로 실적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대기업에게 진작에 손을 털었어야 할 부문이었다. 인건비 등 고정비도 늘어 장기간의 뚝심있는 투자의지가 없으면 실적을 따지는 냉정한 기업문화에서 사업유지는 요원할 길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은 오래전부터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으로 지정돼 거리규제, 성장률규제 등에 성장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이에 더해 프랜차이즈 그 자체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상생모델이지만 동네빵집을 괴롭히고(동반위 규제) 사업파트너인 자영업 및 소상공인을 갑질하는 존재로(공정위원회 규제) 전락한 이상 더이상 사업을 전개할 이유가 없어졌다.

치킨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보호 대상인 적합업종에 포함돼 있지 않다. 종업원 수와 매출 규모로 보면 지정도 될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는 한때 논란거리였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결국 지명도 있는 대기업이 운영하냐 안하냐가 관건인 셈이다. 단지 대기업이 운영하면 적합업종 지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 등 이런 것은 뒷전이다. 실제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 영향으로 일반 동네빵집이 어려워 진 것인지 지금도 설득력 있는 실증 데이터는 없다.

뚜레쥬르는 이런 규제 때문에 다른 대기업이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사모펀드 정도가 인수 후보로 꼽힌다. 사모펀드는 이미 금융 부문에서 보여주었듯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대기업을 겨냥한 동반위 적합업종 등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뚜레쥬르 외에도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많이 나온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일 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외식 및 프랜차이즈 시장은 이미 냉각돼 있다. 뚜레쥬르 가맹점주들이 가맹 파트너로 CJ보다 사모펀드를 더 선호할 지도 의문이다.

bhc 주인도 사모펀드이다. 2013년 6월 BBQ가 자회사 bhc를 1150억 원에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당시 CVCI)에 매각했다. 이후 bhc는 BBQ를 제압하고 업계 2위에 올라섰다.

신규브랜드는 켜녕 기존 브랜드의 매장 수 유지도 버거운 CJ푸드빌. 그리고 외식 프랜차이즈업 불황에도 힘차게 신사업 브랜드를 쏟아내는 bhc. 그 차이는 시장에 간섭하는 규제 여부에 있다는 판단이다.

부국장 겸 금융·건설부동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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