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회장 3연임 '명분쌓기용' 선임절차 시정해야"
KB금융 노조 "회장 3연임 '명분쌓기용' 선임절차 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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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 기자회견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 및 회장 선임절차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 및 회장 선임절차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가 현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의 회장 후보자 추천 절차도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KB노협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윤 회장 3연임 반대 및 회장 선임절차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KB노협은 "한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1인 장기지배는 필연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윤종규 회장이 KB금융 최고경영자로 있던 6년간 친인척 채용비리, 노조 선거 개입, 극단적 노사관계로 인한 총파업 등이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윤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0일 만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회추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통해 지난 4월 확정한 10명의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 중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 4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롱리스트에는 윤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에 오른 윤 회장이 만약 3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9년간 그룹을 이끈 수장으로 남게 된다.

이날 KB노협은 KB금융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윤 회장 3연임 반대 입장을 펼쳤다. KB노협이 지난 12일 소속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7880명(45.7%) 중 79.5%인 6264명이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단기 성과만을 내세우는 노동조건 악화 △직원 존중 및 보상 관련 의식 부족 등을 제시했다.

KB노협은 또 회추위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3년 전 회추위가 선정했던 회장 최종 후보자군 3명 중 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이 자리를 고사해 윤 회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던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10명의 롱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회장 추천 절차에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의사가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이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노조 요구대로 롱리스트 단계부터 의사를 확인하면 후보자가 숏리스트에 선정되지 못할 경우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노조 주장의 목적이 단독 후보 인터뷰를 방지하는 것인 만큼 이번엔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높은 순위의 후보부터 인터뷰 의사를 먼저 묻고 수락한 4인을 대상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또 "KB금융은 대표이사 회장의 회추위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며 "또 회추위 일정과 과정, 숏리스트 후보자 규모 등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탓에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싼 노사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KB노협은 회추위가 롱리스트 후보자들을 상대로 의사확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숏리스트가 발표되는 오는 24일부터 한층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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