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실적] 미래 '선두'·한투 '반전'·키움 '돌풍'
[상반기 증권사 실적] 미래 '선두'·한투 '반전'·키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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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4100억 선두 탈환···한투, 한 분기 만 4300억 증가
키움 '동학개미' 최대 수혜···중소형사도 최대 실적 '선전'
신한금투·대신證, 사모펀드 판매분 손실 비용에 '역성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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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1분기 실적 급전직하를 딛고 2분기 큰 폭의 반등을 시현한 영향이다.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신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411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304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코로나19 여파가 절정에 달했음에도 1000억원대 순익으로 선방한 바 있다. 이로써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재탈환했다.

균형있는 사업구조와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철저한 재무관리 등이 깜짝실적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 주식거래 규모가 큰 폭 증가하고, 국내외 채권, 주식, 장외파생상품 등 운용손익(PI포함)에 따른 성과가 나타났다"며 "해외법인의 견고한 성장 등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권업계 선두 자리를 수성했지만, 올 1분기 무려 당기순손실 1339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며 졸지에 꼴찌로 전락했다. 2008년 4분기 이후 45분기(11년3개월) 만의 분기 손실이다.

하지만 이를 딛고 한 분기 만에 29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증가폭만 무려 4297억원에 달한다. 1분기 적자 요인이던  파생상품과 해외펀드 평가 손실을 대부분 회복했다. 2분기 들어 주요국 증시가 반등한 영향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부문 수수료 수익 호조도 실적 반등에 주효했다. 

키움증권의 큰 폭 개선된 실적이 단연 눈길을 끈다. 상반기 순이익 2282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만 221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531억원) 대비 317% 급증한 수준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인 NH투자증권(2305억원)과 비등한 수준이고, KB증권(1515억원)과 KB증권(1515억원)을 압도한다. 

수수료 수익은 2208억원으로 94% 늘었다. 주식 거래대금이 전례없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최대 점유사로서 수혜를 입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 분기보다 45.5% 증가한 2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고객예탁금도 7.2% 늘어난 46조3000억원, 신용잔고 역시 12조5000억원으로 93.6% 급증했다. 

자기자본 1조원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선전도 주목된다. 한양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199억4800만원으로 21년 만에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코로나19 영향에도 1분기와 2분기 모두 깜짝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IB와 자기매매, 위탁영업 등 전 부문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 고른 성장을 이뤘다.

교보증권은 올해 2분기 순이익 434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파생상품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21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한 분기 만에 급반등을 이뤘다. 국내외 증시가 오르면서 자산관리(WM) 부문과 부동산 금융 등이 호조를 보이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증권사들이 '동학개미운동'을 업고 호실적에 환호하는 사이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사모펀드발(發) 쇼크'로 뒷걸음질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5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역성장한 탓이다. 독일 헤리티지와 라임 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판매분 손실 비용이 대거 발생했다. 

대신증권은 2분기 손손실 283억으로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1분기 472억원의 순이익으로 상반기 마이너스를 면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2분기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충당 부채 등 총 938억원의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기업금융(IB) 영업활동도 다소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증권사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지속 증가하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부문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23조9000억원)과 비교해 31% 급증한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환경에서 증권사 IB 부문이 고전하고 있지만, 브로커리지 부문이 이를 상쇄하는 양상"이라며 "3분기에도 풍부한 유동성 속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크게 부각한 점은 여전히 변수이자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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