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36% 급등, 김 의장 2위
서정진 4위·천종윤 24위 '급부상'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상장사 주식 부자 순위도 급변했다.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그간 '부동의 2위'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처음으로 제쳤다.
17일 금융정보서비스 인포맥스에 따르면 김 의장의 지난 14일 기준 보유 상장사 주식 가치는 9조835억원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7조8천43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김 의장의 지분 가치는 올해 들어 작년 말(3조8천464억원)보다 5조2천371억원, 136.16%나 증가했다.
김 의장이 14.51%를 보유한 카카오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네이버와 함께 대표적인 비대면 종목으로 각광받아 약 2.36배로 뛰어오른 결과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의 주식 부호 순위는 작년 말 5위에서 2위로 3계단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7조3천518억원에서 7조7천452억원으로 5.35%(3천934억원) 늘었다. 하지만 김 의장의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대면과 함께 올해 증시를 주도한 바이오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주식 가치가 5조6천194억원으로 96.60%(2조7천611억원) 불어났다. 순위도 8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그가 35.49%를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바이오 열풍과 실적개선으로 작년 말 5만3천원에서 현재 10만4천2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앞서 이달 초 별세한 임성기 한미약품 그룹 회장도 주식 평가액이 1조4천321억원으로 65.06%(5천645억원) 증가했다. 순위도 25위에서 16위로 9계단 점프했다.
또 'K방역'의 핵심 종목으로 부각된 진단키트 업체 씨젠 천종윤 대표의 경우 작년 말 1천457억원이던 주식 가치가 현재 1조526억원으로 622.35%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식 부호 순위도 24위로 급부상했다.
이들 바이오 주식부자와 함께 비대면 종목 대주주들도 두각을 나타냈다. 게임업체 넷마블의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주식 재산은 3조161억원으로 57.47%(1조1천7억원) 증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주식 평가액도 2조2천916억원으로 61.18%(8천699억원) 늘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네이버 지분 가치가 1조8천696억원으로 63.54%(7천264억원) 증가하면서 순위도 20위에서 13위로 7계단 뛰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의 김가람 대표도 지분 평가액이 1조1천366억원으로 54.06%(3천989억원) 늘어 전체 순위 20위에 진입했다.
반면 대기업 오너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그룹의 주가 약세에 주식 재산이 4조691억원으로 21.51%(1조1천154억원) 감소하면서 순위도 4위에서 8위로 4계단이나 미끄러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의 상장에도 주식가치가 3조315억원으로 10.84%(3천686억원) 줄었다. 주식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K 주가 부진때문이다. 순위도 6위에서 8위로 2계단 밀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조선업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가운데 주식 가치가 1조1천10억원으로 22.49%(3천194억원) 감소했다.
다만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 업종 대장주인 LG화학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지주사인 LG 보유 지분 가치가 2조3천676억원으로 16.53%(3천359억원)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