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펀드,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경고등' 
국내 금융사·펀드,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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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후순위 '메자닌' 대출 투자, 부실 사례↑
18개 펀드, 공실 확대· 매각 지연에 평균 수익률 '-12.20%'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최근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4년전 미국 호텔 브랜드 클럽 쿼터스로부터 호텔 네 곳을 인수했지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소유권을 뺏길 우려에 처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한 대형 증권사가 실시한 중순위(메자닌) 대출 투자 역시 회수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권사의 메자닌 대출 규모는 6천100만달러 규모로,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인해 해당 채권을 액면가 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우려가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BI는 미국 부동산 투자 관련 업무를 해온 테런스 박의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 투자 기관들은 상업용 부동산과 호텔 투자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메자닌 투자자 중 하나"라며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기관들이 뉴욕에서 메자닌으로만 10억달러 이상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메자닌 대출은 선순위 대출보다 상환 우선 순위가 뒤처지지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점이 있는 투자 방식이다.

BI는 한국 금융사들의 이같은 메자닌 대출 사례로, 농협은행과 AIP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KEB하나은행의 뉴욕 소재 타임스퀘어 에디션 호텔 투자 건과 신한금융투자의 플로리다 소재 디플로맷 비치 리조트 투자 건 등을 꼽았다. 두 건의 메자닌 대출 규모는 각각 2억9000만달러, 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해외 부동산에 대한 직접 투자 뿐 아니라 간접 투자상품인 해외부동산펀드 마저도 손실률이 확대될 조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초자산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늘면서 내년 만기를 앞둔 해외 부동산 펀드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43개 해외부동산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19%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손실을 기록한 18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20%에 달했다. 올 6월 말까지만 해도 1.99%의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낸 해외부동산펀드가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펀드별로는 '한화연금저축아시아리츠부동산자‘의 수익률이 -19.47%로 가장 낮았고, 또 '한화글로벌리츠부동산자2’도 -17.48%로 10% 넘는 손실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 불안이 지속되면서 해외부동산펀드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와 시중은행들은 기초자산의 내역 및 상태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만기가 짧은 일부 해외부동산펀드의 경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메자닌 대출 투자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당을 받지 못할 만큼 위험이 커졌다는 평가다. 해외 건물에 투자해 임대 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메자닌 대출에 투자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공실률 확대 뿐 아니라 환율 리스크 마저 커지면서 배당 여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된 펀드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실률 확대 뿐 아니라 환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며 "국내외 리츠 시장도 악화되면서 여기에 재간접 투자한 펀드 수익률도 좋지 않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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