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상] '녹색경영' 뛰어든 금융그룹···ESG채권 '봇물'
[ESG경영/상] '녹색경영' 뛰어든 금융그룹···ESG채권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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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온실가스 감축·친환경 투자 확대 '선언'
4대 금융그룹, 지난해 ESG채권 발행만 5조
(왼쪽부터) 신한·KB금융·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신한·KB금융·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최근 금융권 최대 화두는 '그린스완'과 '녹색경영'이다. 기후 변화로 발생하게 될 경제·금융 리스크가 '그린스완'이라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그린스완의 위협을 막아보자는 것이 '녹색경영'이다.

최근 금융그룹들은 앞다퉈 '녹색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여기엔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물적 피해가 보험·대출·투자 등 금융산업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녹색경영은 지난 몇 년간 금융그룹들이 집중적으로 추진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ESG경영은 친환경, 사회공헌, 투명한 지배구조 등 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경영 활동이다. 전세계적으로 ESG지수가 높은 '친환경·지속가능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ESG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금융그룹들은 대규모의 친환경 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등 'ESG·녹색경영'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고 친환경 투자 늘린다"= ESG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신한·KB금융·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공통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축과 ESG투자 확대를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우선, 4대 그룹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KB금융은 최근 'KB 그린웨이 2030'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7년(13만1501톤CO2eq) 대비 25%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5% 감축할 경우 KB금융의 탄소배출량은 9만8625톤CO2eq까지 줄어들게 된다. KB금융은 또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50조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추가했다.

신한금융도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2년(11만1500톤CO2eq) 대비 20%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30년 신한금융의 탄소배출량은 8만9347톤CO2eq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저탄소 녹색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도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운용한다.

하나금융은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을 단계적으로 설정했다. 우선, 지난 2015년 7만7201톤CO2eq였던 탄소배출량을 오는 2025년까지 21% 감축한 뒤 2040년까지 52.5%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지만 업무용 전기차 도입 등을 통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탄소배출량은 8만1240톤CO2eq으로, 이는 2012년 대비 20% 줄어든 규모다.

◇ESG채권 발행 봇물···'지속가능' 투자·지원 늘려= ESG채권(지속가능채권)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ESG채권은 친환경, 사회적가치 창출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ESG채권은 글로벌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조달금리도 높지 않아 최근 금융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4대 금융그룹의 '2019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은 약 5조2619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신한금융이 1조8673억원으로 가장 컸고 KB금융이 1조62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우리금융은 1조739억원, 하나금융은 6949억원의 ESG채권을 지난해 발행했다.

ESG채권 발행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의 ESG채권 발행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신한은행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5000만달러의 소셜본드를 발행했고 지난달 지주에서도 5억달러 규모의 소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도 올해에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ESG채권을 찍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 약 600억원, 7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ESG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성장,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전략으로 자리잡았는데, 특히 글로벌쪽에서는 ESG지수가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ESG채권 발행이 매년 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지원을 늘릴 필요가 커진 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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