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증시 '쥐락펴락'
외국인 국내 증시 '쥐락펴락'
  • 임상연
  • 승인 2003.09.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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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시가총액 비중 지속 상승...우량주 투매하자 지수 '출렁'
동조화 현상 심화, 시세조정장 변질 우려.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안방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6월이후 계속된 매수세로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들의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등 매매패턴에 따라 지수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블루칩들에 대한 주도권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어 향후 미국등 주요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시세조정장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에 비해 13.85P가 떨어진 753.61P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가 크게 떨어진 것은 그동안 순매수 행진을 주도하던 외국인들이 2천4백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 물량은 지난 1월 9일이후 최대 규모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단일 종목으로는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 대거 쏟아내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전체 순매도중 절반 정도인 1천2백억원 가량의 삼성전자 물량을 외국계 창구를 통해 내다 팔았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물공세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비해 5.30%나 떨어진 43만7천5백원으로 마감했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들의 투매현상이 단순히 추석전 미국시장 등 세계 반도체 및 IT주 중심의 주가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갈수록 확대되는 외국인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동안 뜸했던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일부 헤지펀드 및 투기세력에 의한 시세조정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는 15일 외국인들의 투매현상은 이례적이라기 보다는 미국등 주요 증시와 연동된 부분이 강하고 특히 그동안 매수세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이 단순 시세차익을 위해 매물을 내놓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향후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 이탈 현상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국인 매매 추세를 분석했다.

또 그는 현재 처럼 외국인들의 블루칩 중심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다면 향후에는 주요 증시와의 동조화가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며 일부 세력에 의한 시세조정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고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영향력 확대를 우려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중 지난 8월이후 연일 38%를 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35.6%에 달했던 외국인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7월말 37.5%, 8월말 는 38.2%, 지난 9월 9일 38.68%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등 우량주에 대한 주식 보유 비중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지난 1월 2일) 53.89%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9월 15일 현재 57.66%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상황은 마찬가지. 코스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9일 현재 11.33%로 지난달 말 이후 11%대를 고수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경제 펀드멘털보다 삼성전자등 몇몇 우량주의 주가 변동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이같은 영향력 확대는 앞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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