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눈 돌리는 은행권···금융당국 규제 강화에 '당황'
방카슈랑스 눈 돌리는 은행권···금융당국 규제 강화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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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4대銀 방카슈랑스 전년比 1.65%↑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우승민 기자] 일시납 저축보험 모집수수료 분납, 변액보험 판매 녹취 제도화 등 금융당국이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의 보험 판매)에 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한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반복되자 방카슈랑스에도 '메스'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저금리 고착화로 비(非)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은행권에선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압박이 되레 거세지자 당황하는 기색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들에게 일시납 저축보험을 판매할 때 은행에 모집수수료를 분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또 '은행의 비예금 금융상품 판매시 내부통제에 관한 모범규준'을 만들어 변액보험을 비예금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상품 판매 때 전 과정을 녹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은행 준법감시인이 녹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와 녹취품질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보험사 가운데 동양생명이 협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불똥이 방카슈랑스로 옮겨붙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펀드상품 뿐 아니라 보험상품까지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12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68억원) 대비 1.65% 증가했다. 방카슈랑스 등 리스크가 낮은 상품을 집중 판매하면서 굵직한 사모펀드 사태를 비켜간 국민은행의 수익이 44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320억원)와 비교해 37.5% 급증하면서 전체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최근 들어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초저금리 지속으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차)이 줄고 비이자이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던 사모펀드가 사실상 판매 중단됐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3500억원(4대 시중은행 기준)에 달했던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상품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높아진 상황에서 보다 안전한 상품으로 분류되는 방카슈랑스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카슈랑스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게 주된 논리다. 은행들 사이에서는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게 하는 방카슈랑스 25%룰과 △영업점포별 보험판매인은 2인 이하여야 하는 규제를 이번에는 없애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방카슈랑스 규제를 오히려 강화하며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돌파구를 찾던 은행들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면서도 "판매 과정이 번거로워지면 은행 입장에서도 상품을 권유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은행들의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요구에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대형 보험사와 은행계 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방카슈랑스 25%룰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게 중소형 보험사들의 주장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없다보니 보험판매에 다시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며 "방카슈랑스 규제가 대거 풀리면 은행이 법인보험대리점(GA)이랑 다를 게 없어지는 것 아닌가.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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