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쟁사회 속 공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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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자." 

이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과는 반대되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이 뜻하는 의미다. 우리 모두 살아가며 경쟁을 할지라도 위기 속 손을 맞잡고 이겨낼 수 있듯, 깊은 상생의 중요성을 담고 있는 사자성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기간산업으로 꼽히는 대부분의 업계가 암울기에 접어들었다. 모두 '생존을 위한 자구안 찾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공존공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국내 항공사 투톱의 사례가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은 2분기, 전 세계 항공사 중 흑자 성적표를 받은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 뿐이다.

이같은 결실의 배경으로는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실어나르며 화물 공급을 극대화한 점이 꼽힌다.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며 여객 매출이 바닥을 칠 때 오히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화물사업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놀랍게도 2분기 기준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089톤(t)으로, 지난해 동기(1781t) 17.3% 상승했다.

조 회장의 화물사업 추진은 아시아나항공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나항공도 덩달아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영업 확대 등 화물사업에 주력했다. 그 결과 화물부문 매출액은 63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 항공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미국의 아메리칸에어라인(AA) 항공사가 최근 2만5000명의 직원들의 실직을 경고하는 등 해외 주요 항공사들의 비관적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코로나19 잠식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는 화물사업 외 또 다른 자구안이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건 이같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공존공영이 필요하다는 점과 그 효과를 국내 대표 항공사 두곳이 실적 수치로 극명히 보여줬다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은 그래서 수치 이상의 가치를 더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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