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 틀 깬 '오픈뱅킹'···은행권 고객유치 '전쟁불사'
주거래은행 틀 깬 '오픈뱅킹'···은행권 고객유치 '전쟁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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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가입자수 4000만명, 가파른 성장...새 기능 '속속'
지난 18일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전면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른 은행 계좌까지 모두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만큼 고객이탈 우려 또한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은행들 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자사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오픈뱅킹 중심으로 개편하거나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모바일뱅킹 '우리원(WON)뱅킹'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고객 편의성 중심으로 개선했다. 앞으로는 메인화면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고 총 잔액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다음달 말까지 오픈뱅킹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선 4일 IBK기업은행도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아이원(i-ONE) 뱅크'의 첫 화면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배치했다. 또 메인 계좌조회 화면에는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이 아닌 다른은행 계좌에 대한 조회·이체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B국민은행처럼 오픈뱅킹 서비스 기능을 개선한 사례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모바일뱅킹 'KB스타뱅킹' 내 오픈뱅킹 서비스에 △충전 △잔액모으기 기능 등을 탑재했다. '충전'은 예금·대출 등의 업무를 볼 때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 금액이 필요한 경우 다른 은행 계좌에서 KB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잔액모으기' 서비스를 통해서는 최대 5개의 다른 은행 계좌에서 한번에 출금한 뒤 잔액을 KB국민은행 계좌에서 모을 수 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한층 진화된 오픈뱅킹 서비스를 내놓는 배경에는 플랫폼 경쟁에서 밀려나는데 대한 위기감이 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는 '주거래은행'의 틀을 벗어나는 개념이다. 고객은 편의에 따라 언제든 A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다 B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은행 뿐만 아니라 다수의 핀테크 기업들이 이미 오픈뱅킹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오픈뱅킹 도입을 적극 독려하고 있어 오픈뱅킹 선점을 위한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오픈뱅킹 이용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은행들의 고객 유치 경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뱅킹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수는 4000만명, 등록계좌수는 6600만좌다.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72%가 오픈뱅킹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서비스가 지난해 12월 본격 가동되고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핀테크들도 편의성을 무기로 함께 경쟁하고 있어서 은행들도 지금 계속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내놓는 방식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사실 오픈뱅킹은 금융사들이 고객을 뺏고 빼앗기는 구조"라며 "플랫폼 경쟁에서 밀릴 수 없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금융사들) 고민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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