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처음처럼'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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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홍보 대신 커뮤니티 도와
북한산 아래 등산학교 만들어 '지속가능 성장' 모델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회원들이 태백산에서 블랙야크 인증 수건을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블랙야크 공식 인스타그램)<br>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회원들이 태백산에서 블랙야크 인증 수건을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블랙야크 공식 인스타그램)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비와이엔블랙야크(옛 블랙야크)가 초심으로 돌아가 알피니즘(alpinism·등산)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상품 홍보에 쏟던 비용을 등산 커뮤니티 지원으로 돌리고,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등산학교를 만들었다. 과거 난립해있던 아웃도어 시장이 출혈 경쟁으로 무너지는 걸 보면서 근원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핵심 가치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은 등산복 열풍에 힘입어 2010년대 초반 황금기를 누렸지만, 2015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아웃도어 의류시장 규모는 2014년 정점(7조원)을 찍은 뒤 이듬해 6조원대로 추락했다. 당시 등산 붐이 일면서 패션 대기업들까지 뛰어들었지만, 성장세가 꺾이자 LF(라푸마)와 신세계인터내셔날(살로몬), 휠라코리아(휠라 아웃도어)를 비롯한 회사들은 아웃도어 사업을 접었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성장기를 지나고 3~4년 전부터 근원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명상 100 프로그램이나 환경 문제에 대해 계속 얘기해왔다"며 "경쟁이 치열해진 시기에서 외연의 확대보단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커졌다.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핵심 가치 있어야 됐고, 그것을 강화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비와이엔블랙야크가 수년 전부터 마케팅비를 옷보다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등산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BAC)에 쏟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지난해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도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비와이엔블랙야크는 광고선전비(161억원)를 2018년보다 28%, 판매촉진비(63억원)를 16% 줄였다. 

대신 BAC를 통한 등산자 간 소통에 공을 들이면서 회원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6월9일 기준 BAC 가입자는 16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유행에 혼산(혼자 등산)이 떠오른 데다 젊은 산행족이 늘면서 4월 한달간 BAC엔 신규 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많았고, 이중 절반이 2030세대였다.

8월3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블랙야크 알파인클럽 센터 내 야크돔에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실내암벽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블랙야크)<br>
8월3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블랙야크 알파인클럽 센터 내 야크돔에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실내암벽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블랙야크)

재작년에는 북한산과 인수봉 옛 명성 회복을 위해 북한산 도선사 길 초입에 있는 옛 코오롱 등산학교 건물을 사들여 블랙야크 알파인 센터를 조성했다. 북한산과 인수봉은 알피니즘 요람으로 불렸던 곳으로, 우이동의 경우 산악인들이 많이 찾아 국내 아웃도어 1번지로도 꼽힌다. 산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온 아웃도어 기업인 만큼 명성 회복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강태선 회장의 의중이 녹아든 사례다. 

생태계와의 공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만큼 최근 한달 새엔 지방 자치 단체와 손잡고 자원 순환 모델을 만들었다. 7월15일엔 전라남도 섬 여행을 지원하는 한편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 생태계 보전에 힘쓰기로 했고, 이달 4일엔 강원도와 폐페트병 재활용으로 플라스틱 순환 경제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5월엔 SM그룹의 화학섬유 제조사 티케이케미칼과 폐페트병이 의류용 재생섬유로 생산되는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블랙야크는 국내에서 분리 배출된 폐페트병을 활용한 케이 알피이티(K-rPET) 재생섬유를 사용한 기능성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지속가능 패션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강태선 회장은 "단편적인 실천 방안이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 모델 구축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보여주는 동시에,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가능 패션을 위한 화두를 던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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