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 가계·기업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이에 따른 언택트(비대문) 문화 확산 등으로 은행권 모바일 신용대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부동산 규제 등으로 최근 은행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했는데, 모바일 신용대출 이용 고객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주력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신규취급 규모는 2조2340억원이다. 이는 전월(1조2161억원) 대비 83.7% 증가한 규모다. 해당 수치는 각 은행의 대표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인 △신한은행 '쏠편한 직장인대출S' △KB국민은행 'KB Star 신용대출' △하나은행 '하나원큐 신용대출' △우리은행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을 합산한 규모다.
최근 은행들은 앞다퉈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온라인·비대면 거래 확산 추세에 맞춰 모바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고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금리와 한도 등이 영업점에서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모바일 신용대출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의 경우 3일 기준 최저 연 1.62%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신용대출'은 최저 연 2.36%로 최대 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3분 컵라면 대출'로 불리는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최저금리 연 2.171%, 최대한도는 2억2000만원이었다. 지난 3월 출시된 우리은행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은 최저 연 1.94% 금리로 2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신용대출 가입 규모 또한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여파 등이 가계에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3월 모바일 신용대출 신규취급 규모는 1조9906억원으로 전월(1조1330억원) 대비 76% 늘었다.
잇단 부동산 대책이 모바일 신용대출 급증을 이끌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6월 모바일 신용대출 신규취급 규모가 올해 들어 가장 컸던 배경에 '6.17 부동산 대책'이 있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6월에 모바일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자금 대출에 제한이 걸리기도 했고 주택 관련 대출 법이 계속 타이트하게 되니까 신용대출로 커버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6.17 대책이 나오면서 최근 신용대출 자체가 많이 늘었는데 그 영향이 모바일로도 옮겨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