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바이오株 '이상과열'···상승률 톱20 '싹쓸이'
코로나 이후 바이오株 '이상과열'···상승률 톱20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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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판단 지표 없어···직접 조치엔 한계"
신풍제약 일봉차트. (사진=키움HTS)
신풍제약 일봉차트. (사진=키움HTS)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일부 바이오주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을 대부분 점령하는 등 '이상 과열'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뚜렷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중이다. 실제 성과와 무관하게 이상 급등락을 보이며 과열 양상이 뚜렷한 종목도 다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8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8건)보다 2배 이상(125%) 급증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 관련 종목이 지정된 사례가 13건으로 72.22%를 차지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이 있는데 이중 투자위험종목은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경고로 지정과 동시에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되며, 거래 재개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 다시 하루 거래가 정지된다.

최근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신풍제약 우선주인 신풍제약우로, 해당 기간 5950원에서 16만 원으로 약 반년 만에 주가가 약 27배 폭등했다. 상승률은 2589.08%다. 신풍제약 보통주 역시 887.12%의 상승률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주가 폭등 뿐만 아니라 거래금액도 급증했다. 신풍제약은 이 기간 일 평균 거래금액 2736억 원을 기록해 6위를 차지했다. 이는 LG화학, 네이버 등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등한 대기업들보다 많은 수치다. 인지도를 비교하면 거래급액 급증 수준이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다.

거래소에 따르면 제약·의료기기 등 건강관리 업종(23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37조7664억 원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직전보다 97조3137억 원(69.29%) 급증했다. 전체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7.96%에서 12.99%로 5%p 이상 상승했다.

문제는 이들 종목 대부분이 투자심리를 자극한다는 점 외에 실적 개선이나 신약 개발 성공 등 명확한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상승률 20위권 내 18개 종목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투자의견·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진단키트 업체 씨젠(상승률 7위)과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기업인 SK케미칼, SK케미칼우뿐이다. 이 외 15개 종목 중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1개 이상 있는 곳은 알테오젠, 메드팩토, 멕아이씨에스, 휴마시스, 엘앤씨바이오 등 5곳 뿐이다.

주가가 급등한 제약·바이오주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 테마로 분류됐다. 투자위험종목 지정 이후 주가 급등 사례도 다수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열에 제동을 걸기 위해 투자위험종목 등으로 지정하면 오히려 시장에 '인기 있는 종목'이라는 신호가 돼서 거래 재개 이후 더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최근의 바이오주 급등에 대해 '과열'이라고 단정지을 뚜렷한 지표가 없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엔 한계가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괴리율이라는 지표를 바탕으로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원유 ETN·우선주와 달리 바이오주의 과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뚜렷한 지표가 없다"며 "최근 일부 바이오주들이 급등락하는 현상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으나 관련 대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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