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분기 -3.3%에도 주요국 중 2위···'V자 반등' 가능할까
韓 2분기 -3.3%에도 주요국 중 2위···'V자 반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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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해외IB "3분기 한국경제 1.3% 성장"
"코로나19가 관건···2차 확산시 반등 미미"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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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3.3%나 급락했지만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4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분기 한국 성장률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한 13개 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인 중국 등 1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OECD는 36개 회원국의 성장률을 집계한다. 중국,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대 신흥국은 회원국은 아니지만 성장률을 함께 집계·발표한다.

한국은 중국에 뒤졌지만 미국(-9.5%), 독일(-10.1%), 프랑스(-13.8%), 이탈리아(-12.4%), 스페인(-18.5%)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북미와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10% 안팎, 또는 그보다 못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멕시코(-17.3%)와 같은 신흥국 성장률도 부진했다. 중국은 2분기에 11.5% 성장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성장률을 발표한 14개국의 2분기 성장률 평균은 -9.6%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GDP 감소폭 절대치로만 보면 한국 경제가 이번 위기에 따른 피해를 다른 국가의 20∼30% 수준으로 최소화했다"며 "한국 GDP 감소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작다"고 1일 평가했다.

한국은 글로벌 경기가 흔들린 직후 큰 폭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는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분기 한국 성장률은 -3.3%로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2.2%)보다 나빴고 일본(-2.4%), 독일(-1.6%)보다도 낮았다.

한국은 대신 2009년 1분기 0.1%, 2분기 1.3%, 3분기 3.0%로 확연한 반등세를 보였다. 당시 중국의 고공 성장을 바탕으로 한국의 수출 지표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반면 미국은 2009년 1분기(-1.1%), 2분기(-0.1%) 내리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다 3분기(0.4%)에 가서야 플러스 전환했다.

코로나19가 닥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셧다운(봉쇄)을 하지 않아 극단적인 소비 위축이 발생하지 않았고, 중국이 경기 급반등에 성공하며 소비재, 자본재를 수입한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6월 수출은 한 해 전보다 10.9% 감소하며 4월(-25.5%), 5월(-23.6%)보다 감소 폭을 줄였는데, 대(對)중 수출이 9.5%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한 영향이 컸다. 7월 수출은 감소율이 7.0%로 회복 기조를 이어갔다.

다른 한편,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 전분기 대비 1% 중반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한 성장률을 일부 만회한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의 'V자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4개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은 한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전기 대비)를 평균 1.3%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성장 국면을 일단 벗어나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1분기 -1.3%에 이어 2분기에는 -3.3%를 기록한 바 있다. 1분기에 하락 전환한 경기가 2분기에 더 큰 폭으로 급전직하한 후 3분기에는 다시 반등한다는 것이다.

해외IB 중에선 메릴린치증권이 한국의 3분기 성장률 전망을 2.6%로 가장 높게 봤다. 일부 기관이 -2.5%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평균치가 낮아졌다. 14개 기관의 중위값은 1.7%다.

해외IB들은 한국 경제가 3분기에 1.3% 성장한 데 이어 4분기에는 1.4%로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7월 이후 전망을 낸 34개 해외IB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8%로 여전히 연간 기준으로는 역성장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도 지난 5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0.2%로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0.2%를 밑돌 것이라는 추가 전망을 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는 내심 중국과 같은 형태의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9.8%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 11.5%로 급반등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1분기에 집중돼 이같은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한국은 1분기 말과 2분기에 영향이 집중됐다. 이는 3분기에 급반등이 가능하다는 논거가 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일정 부분 가시화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모든 구성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는 2분기 성장 부진의 주된 요인이었던 수출 부진이 상당 부분 완화된 데다 소비 회복에 따른 내수가 힘을 보탠 결과다.

실제로 7월 수출액은 428억3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줄어드는 데 그쳤다. 작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4개월 만이다. 월별 수출 감소율은 4월 -25.5%, 5월 -23.6%, 6월 -10.9%로 두 자릿수 대를 이어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온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주요국의 경제활동 정상화 추세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3분기에는 확실한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지표 개선의 일부는 4~5월 부진 이후 강력한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란 시각도 있어 상황은 여전히 가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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