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만석닭강정과 유통산업발전(?)법
[김무종의 세상보기] 만석닭강정과 유통산업발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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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휴가철이 아니어도 붐비는 재래시장이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의 랜드마크는 잠실 롯데타워처럼 우뚝 선 건물도 아닌 이 재래시장이다. 과거 이름은 속초중앙시장.

시장에 가면 명동처럼 사람이 붐빈다. 어깨가 부딛친다. 코로나가 왜 있는지 이유불문의 시장. 아직 속초 시장에 갔다 코로나 걸렸다고 들은 사례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시장은 왜 사람이 붐비는 것일까. 시골이 그렇듯 속초 자체의 면적이 크지 않다. 주변에 이마트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일한 마트인데, 이 마트 규제 때문에 속초 시장이 잘된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물론 경기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장사가 전보다 못하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이름이 발전이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딴판이다. 유통발전이 아닌 ‘유통규제법’이 내용상으로는 맞다. 마트가 규제당한지는 오래다. 마트를 규제하면, 즉 한달에 몇번 문을 닫게 하면 주변 중소상인들이 살아날 것처럼 기대했다.

이는 솔직히 경제적이고 팩트이기보다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이슈에 더 가깝다. 중소상인들은 그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한다. 안하는 것보다 나으니까 큰 유통사를 규제하는 것에 굳이 반대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다 보니 유통법은 발전보다는 규제로 수렴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유통발전법에 또 규제의 손길이 가해지고 있다. 이동주·홍익표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규제 내용에는 복합쇼핑몰도 규제 대상으로 포함된다.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 만 받는 의무휴업 제한을 복합쇼핑몰·백화점·아웃렛·면세점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 핵심내용이다.

의무휴업과 심야영업 제한 규제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거나 그 외 일정면적 이상의 쇼핑몰 등에도 적용하게 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유통매장의 영업을 제한하는 셈이다.

지난 4·15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복합쇼핑몰 출점 및 영업시간 규제 법안을 공동 정책 공약 1호로 내걸었다.

복합쇼핑몰 등 내에 있는 중소상인들은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선 뾰족한 답은 없다. 한 명의 중소상인이라도 피해를 봐서는 안되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그런 정은 없다. 규제 전에 이에 대한 답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복합쇼핑몰 안에는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의류와 외식 점포가 다수다. 독립점도 있지만 프랜차이즈 형태도 있다. 또 매니저들은 대기업 소속인 경우도 있지만 중소업체 소속인 경우도 많다. 가장 매출이 많은 시기에 문을 닫게 하면 이들에 대한 인건비 등은 정부와 정치권이 대신해 주는 것일까. 그 이유로 사람을 내보내면 책임을 져주는 것일까. 질문은 질문에 더해 꼬리에 꼬리를 더한다.

유통은 대형화와 온라인이 추세다. 그중에 더 큰 트렌트는 온라인이고 코로나로 언택트가 부상하면서 두 트렌드는 ‘온라인 대형화’로 통합하고 있다. 실제 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미국의 유명 유통사도 파산하는 사례를 목격하고 있다. 일자리가 가장 많은 부문이 무너진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속초 시장 안에는 만석닭강정이 있다. 시장 내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관광객에 더 알려진 이 가게로 인해 시장은 고객들이 좀비처럼 이 닭강정 브랜드가 찍힌 포장을 들고 다닌다. 여기저기. 닭강정 골목에는 중앙닭강정 등 만석만큼 유명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시장 내 콘텐츠가 있으니 시장이 산다. 규제법에는 콘텐츠가 없다. 정치적 행위만 있을 뿐이다. 중소상인을 살리고 싶으면 시장으로 가봐라. 잘되는 시장, 안되는 시장을 보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만석으로 인해 그 옆 떡복이 집이 잘되고 새우튀김 집도 되고 대게 집도 된다. 알려진 브랜드가 되고 입소문이 나면 인근에 연쇄 파동 효과를 낳는다.

유통발전법은 그 이름처럼 유통산업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고 중소상인을 살려야 한다. 휴일에 중소상인 가게 문닫게 하는 것보다 재래시장 주차장 등 고객 편의시설 확충, 온라인 몰 연계 등에 예산을 더 늘리면 어떨까. 관련 의원들은 이번 휴가철에 속초시장에 갈 것을 권유한다. 찾기도 쉽다. 재래시장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김무종 부국장 겸 금융·건설부동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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