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한국은행 노조, 민주노총 돌연 탈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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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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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을 돌연 탈퇴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은 노조가 탈퇴 배경에 대해 "'상급 단체'와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고만 밝혀 정확히 어떤 곳을 지칭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한은 노조는 1997년 민주노총에, 2016년 사무금융노조에 각각 가입했습니다. 

24일 금융권에서는 한은 노조의 상급 단체 탈퇴가 민주노총 강성화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파다합니다. 정부기관 성격이 강한 한은이 민주노총 산하에서 활동하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겁니다. 또 노사정 대표자 합의를 두고 파행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노총 내 계파 갈등도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한은 노조의 입장은 다릅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부의 강성 행보와 탈퇴를 연관 짓는 건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집행부의 움직임이 한은 노조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단호한 입장입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무금융노조로 모이지만, 이 노조 관계자도 "우리와 (한은 노조 탈퇴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강경하긴 마찬가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무금융노조가 산별노조라는 단일노조 형태의 조직체계를 강화하려고 했고, 중앙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한은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귀띔합니다. 단일노조로 운영하게 되면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지부에 소속된 금융사들이 한은과 현안이나 이슈가 전혀 다른 곳이라 부담을 느꼈다는 겁니다. 실제 사무금융노조 내 노조 지부는 생명·손해보험, 증권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노조와 KDB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은으로서도 사무금융노조보다는 금융노조와 한 배를 타는 게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말도 나옵니다. 한은 노조는 "다른 상급 단체에 가입할지 대의원 결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물론 금융권에 떠도는 소문은 모두 추측에 불과합니다. 세 노조 관계자는 "지금 알려진 것 이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며 자세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탈퇴 사실만 밝힐 뿐 23년간 이어져온 협력(한은-민주노총)을 그만두는 '배경'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진실이 당분간 밝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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