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이스타 인수 접었지만 현실은 냉혹"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이스타 인수 접었지만 현실은 냉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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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제주항공)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제주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와 관련해 씁쓸함을 드러내며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사내게시판에 '7C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갑시다'라는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통해 "비록 이스타항공과 함께 가고자 했던 큰 도전은 접었지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냉혹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 우리 직원들의 관심과 걱정이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당초 이스타항공의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구도하에서 양사를 결합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달성'이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오늘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국제선이 실질적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각 항공사들이 국내선에서 치열한 출혈경쟁을 지속 중이고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힘입어 급여 상당부분을 지급하고 있지만 8월말 이후부터는 정부의 지원금마저도 끊길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제주항공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공시 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 정부의 금융 지원확보와 유상증자, 비용절감 등의 자구노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록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임직원 모두가 7C 정신을 되새기면서 서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강인한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을 위해 희망을 갖고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김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전무) 등을 지낸 30년 경력의 항공 분야 기획·재무 전문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취임 당시부터 이스타항공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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