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 통째 매입' 이지스, 秋법무 엄포에 "팔겠다"
'강남아파트 통째 매입' 이지스, 秋법무 엄포에 "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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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단속 대상에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 포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통째로 매입했던 강남 아파트를 팔고, 관련 펀드도 청산키로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하며 사모펀드의 부동산매입에 대해 경고한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나온 반응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아파트 사모펀드'를 청산하기 위해 매입한 아파트를 이익 없이 빠른 시일 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6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월드타워' 1동을 통째로 매입했다. 총 46가구를 리모델링해 수익을 내겠다는 사업계획을 위해서다. 

노후화된 오피스, 호텔, 주거시설 등을 리모델링해 신축상품으로 공급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20년 이상 낙후된 강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신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 창관이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며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하는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 장관은 지난 22일 검찰에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고, 단속 대상에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을 포함시켰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을 겨냥한 의도가 다분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3일 "최근 한 운용사가 대출 관련 규제를 어겼는지 여부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추 장관에 이어 사모펀드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에 대출을 해 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가 7개 지역 새마을금고로부터 규제를 초과해 총 27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초과 대출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리모델링을 위한 시설자금대출 명목으로 대출을 받았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매입한지 한달도 안된 삼성월드타워를 다시 매물로 내놓는 방향으로 계획을 접었다. 관련 펀드도 청산키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자금대출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지만, 국민들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많은 가운데 심려를 끼쳤다는 점에서 조속히 펀드를 청산하고 아파트도 이익 없이 매각해 정상 회복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추 장관이 사모펀드의 운용방식까지 콕집어 겨냥해 발언한 여파에 민간 펀드의 사업계획이 철회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추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언급한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을 투기세력이나 이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정치 행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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