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서울파이낸스포럼] 김영석 AIA생명 본부장 "핀테크 플랫폼서 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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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업이 PFM 시장 잠식···현 핀테크 모델 모두 죽을수도"
"API·데이터분석 등 특정분야 잘 아는 리치 플레이어들 나올 것"
"마이데이터 시대, 브랜드 중립성·공정성 중요···상품 더욱 작아져야"
김영석 AIA생명 테크놀로지·디지털 본부장이 23일 서울 전경련 콘퍼런스센터홀에서 개최된 '2020년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마이데이터 시대의 글로벌 핀테크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김영석 AIA생명 테크놀로지·디지털 본부장이 23일 서울 전경련 콘퍼런스센터홀에서 개최된 '2020년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마이데이터 시대의 글로벌 핀테크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김영석 AIA생명 테크놀로지·디지털 본부장은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개인재무관리플랫폼(PFMP)에서 큰 전쟁이 있을 거고, 그 와중에 리치 플레이어들이 특정구역에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23일 서울 전경련 콘퍼런스센터홀에서 개최된 '2020년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마이데이터 시대의 글로벌 핀테크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지주 계열, 네이버 파이낸셜, 카카오 등 고객지배력이 강한 기업들이 개인재무관리(PFM, Personal Financial Management)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고객들은 굳이 제2의 PFM필요로 하지 않게 돼 지금의 핀테크 모델은 모두 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기업이 경쟁사보다 한발짝이라도 더 앞서기 위해 특정 분야를 잘 하는 제3의 업체에 의존하게 된다"며 "API, 인증, 데이터분석 등 새로운 기술과 상품으로 무장한 핀테크들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참조하는 유럽의 경우 PFM 중심의 새로운 회사들이 생기는 거 같지만 그 밑에서 도와주는 대단히 많은 수의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렇게 해서 데이터 산업이 본격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 거래소의 데이터 가치를 측정해주거나, 그 가치가 인정된 데이터를 융합해서 원하는 기업들에게 제공해주는 식이다.

김 본부장은 대표적 사례로 미국의 데이터 가공업체인 엑시엄(Acxiom)을 들었다. 엑시엄은 고객에게 받은 정보를 가공·분석해 금융·유통회사 등에 적합한 광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전세계 7억명, 미국 내 1억2000만명의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받아 최소 12개, 최대 1500개 항목의 정보를 취합한다.

그는 "30개 항목을 모두 채워야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데 내가 가진 정보가 15개 밖에 없다면 엑시엄에 의뢰해서 나머지 모자란 부분을 모두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브랜드 중립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알고리듬 분석을 통해 고객이 필요한 금융정보, 가장 싸고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도록 모바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이 때 중요한 경쟁력은 브랜드 중립성이다. 이걸 기반으로 하는 회사들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조 모델로 ING의 욜트(Yolt)와 HSBC의 커넥티드 머니(Connected Money)가 비교됐다.

욜트의 경우 ING에서 만들었지만 제휴한 상품 중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을 추천·판매했다. 그 결과 론칭 18개월만에 50만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했고, 이탈리아·프랑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반면 HSBC는 마이데이터 기반에 최적화된 상품을 만들고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폐쇄적 전략으로 접근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김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곳에 정당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공정성'을 강조했다.

영국은 1988년 독립투자자문(IFA, Independent Financial Advisor)제도를 도입했다. IFA가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면 해당 금융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이자나 보험료의 일부를 판매사원에게 수수료 형태로 지급했다. 그러자 엄청난 수의 승환계약·수수료·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발생했다. 영국은 2012년 12월말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IFA가 보수 외에 수수료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제도개혁을 추진했다.

김 본부장은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디지털IFA가 국내에 도입된다. 이 때 디지털 플랫폼이 기존의 보험설계사들과 마찬가지의 수수료를 받아간다면 10~20년 후 고객들은 영국 사례와 마찬가지로 왜 플랫폼에 수수료를 줘햐 하는지 의문이 남을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금융상품 커미션에 대한 요구들이 늘어날 수 있다. 수수료체계에 대한 투명화·합리화에 대해서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마이데이터 시대의 금융상품에 대해 "더욱 작아져야 하고, 기민해져야 하고, 결합이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오프라인을 통해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판매수수료가 비싸 한 번 만났을 때 여러 상품을 한 번에 팔아야 했다"면서 "디지털 시대는 엄밀히 말하면 셀프 서비스이기 때문에 추가로 가입할 때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비용도 더 안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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