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임직원 1600명 실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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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노딜' 선언에 자력 회복 불가, 파산 불가피 전망
김포공항에 세워져있는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23일 인수주체였던 제주항공이 '노딜'(인수 무산)을 선언함에 따라 이스타항공이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김포공항에 세워져있는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23일 인수주체였던 제주항공이 '노딜'(인수 무산)을 선언함에 따라 이스타항공이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은 기업 회생이 사실상 불가능해 파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따라서 16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대규모 실직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저비용항공사(LCC)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대기업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식하던 2007년, '무모한 짓'이라는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국민을 위해 항공의 독과점을 깨고 저비용 항공시대를 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직원들과 함께 피와 땀, 눈물과 열정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1년도부터 부채가 늘어나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다. 그러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상 초유의 '셧다운(Shutdown)'에 돌입하면서 매출이 사실상 제로(zero)로 매달 250억원씩 부채가 쌓이는 등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마주하게 됐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이 2012년 4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1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림회계법인은 "이스타항공이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84억원과 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11회계연도 말 기준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206억원 초과해 자본 전액 잠식 상태에 빠졌다"며 "계속기업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림회계법인은 정상적인 항공기 리스 거래가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고도 했다. 2017년 3월 제출된 2016년 말 기준 이스타홀딩스의 감사보고서에서는 회사가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등 감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예 감사 의견을 거절키도 했다.

이스타항공이 본격적인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부터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최신 기종인 B737 맥스(MAX)기종의 항공기를 도입하며 중장거리를 목표로 영업망 확대에 주력했으나 해외에서 잇따른 맥스기종의 추락 사고로 해당 기종의 운항이 중단되며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더해 일본 보이콧 확산과 환율 상승 등 악재로 인해 같은 해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사진=주진희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사진=주진희 기자)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때문에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에 큰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이 의원의 자녀가 이스타항공 주식 구매에 사용한 자금 100억원을 부적격한 방법으로 취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페이퍼컴퍼니 논란과 불법 승계 의혹까지 불거졌다.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로, 이 의원 측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이스타항공에서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에 이어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을 역임했다가 이달 1일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직에서 사임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M&A과정에서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진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제주항공이 인수포기를 한 뒤에도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자력 회복이 불가능해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정 관리에 돌입해도 기업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1600명의 직원들도 대규모 실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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