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원자재價·中 증시 등락에 '들썩'···ETF 시장 전망은?
[초점] 원자재價·中 증시 등락에 '들썩'···ETF 시장 전망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일봉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일봉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코로나19로 올해 원유 가격이 급등락하는 반면 안전 자산인 금가격은 연일 상승하면서 이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TF는 원자재, 외환,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파생상품이다. 원자재 가격 등락에 수익률이 높아진 ETF에 이어 최근 들어 중국 증시를 기초로 하는 ETF도 급등하면서 하반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크루드오일 인덱스(S&P GSCI Crude Oil Index ER)를 추종하는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이달 17일 기준 37.18%에 달한다. 원자재 ETF 중 연초 대비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원유선물의 가격의 반대 방향으로 수익이 나는 이른바 '인버스' 구조인데다가, 'H'가 붙은 환헤지 상품이다. 크루드 오일 가격이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 

원자재 ETF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S&P GSCI GOLD Index Excess Return' 지수를 추종하는 'KINDEX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다. 코로나19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및 주식 투자에 대한 헤지 수요가 몰리면서 금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중이고 관련 ETF 역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외 금과 은을 혼합한 지수를 추종하는 'TIGER금은선물(H)', 구리 실물 가격을 반영한 인덱스 추종 상품인 'TIGER구리선물' 등도 이달 17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이 8%를 넘어섰다.

중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관련 ETF의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3400선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 증시의 상승으로 중국시장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 역시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17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ODEX심천ChiNext(합성)' 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53.15%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준, CSI 300 지수를 추종하는 'KINDEX 중국본토CS레버리지(합성)'의 수익률도 연초 대비 28.03%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레버리지를 적용해 CSI 300 지수 상승분의 2배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외 'SMART 중국본토 중소형 CSI500(합성H)', 'SMART 중국본토 A50', 'KBSTAR 중국MSCI China선물(H)' 등도 이달 연초 대비 수익률이 6% 이상 달했다. 

이달초 심천거래소가 '차스닥 IPO 등록제' 지침서를 발표하며 중국 관련 국내 ETF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기존의 IPO 승인제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상장까지 1년 이상이 걸린 반면 등록제는 빠르면 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만간 차스닥 IPO 등록제 시범실시가 진행된 후 연내 차스닥을 통한 IPO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만큼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유입이 늘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TF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ETF 거래 대금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하루 1조3000억원에 그쳤던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4조2000억원대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유가증권 시장에서의 ETF 거래액은 상반기 520조원에 이어 올해 연간으로는 1000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별 주식보다는 업종별 지수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면서 ETF는 하반기에도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고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업종별 순환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개별 주식보다는 주가 지수 또는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담는 ETF의 상장이 꾸준히 검토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러 리츠들을 ETF에 담을 경우 개별 리츠보다 주가 및 배당률 변동폭이 작아 더욱 안정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리츠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 하반기 공모 리츠 상장과 맞물려 내년 1월쯤 리츠 지수를 만들고 리츠 ETF를 상장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 리츠만으로 구성된 리츠 지수를 먼저 만든 다음에 리츠 ETF를 상장시킨다는 내용으로, 최근 거래소가 공모형 리츠와 부동산 펀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산관리회사(AMC) 10곳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은 방안이 전해졌다. 

다만, 정부가 추진중인 ETF에 대한 과세 확대는 시장이 위축시킬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정부는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와 함께 펀드, 파생상품, 채권 등에 대한 과세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의 조세저항이 거세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세제 개편 방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펀드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방안 재검토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방안대로 시행될 경우 ETF는 펀드로 구분돼 양도소득 2천만원일 경우 기본 공제없이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이에 더해 지방소득세 2%도 붙게 된다. 총 44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9월부터 적용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레버리지 등 고위험 ETF 및 ETN(상장지수증권)에 적용되는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 역시 시장 확대를 제한하는 요소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9월부터 기본 예탁금 1천만원을 의무적으로 계좌에 넣도록 했다. 이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ETF와 ETN 투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신규 활동계좌수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원유 ETF·ETN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마련한 진입장벽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상반기 ETF의 거래가격과 지표가치와의 차이인 괴리율을 제한하는 규제 등 건전성 강화가 이뤄진 만큼, 장기적으로는 파생상품 시장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